이철수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 위원장이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철수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 위원장이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가 25일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종합진단 보고회를 열고 삼성전자 반도체·LCD 공장 작업환경과 직업병의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는 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이 2016년 1월 12일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조정합의조항(조정합의서)’에 합의하며 삼성전자 사업장 내부 재해관리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 구성됐다. 삼성전자 반도체·LCD 사업장에 근무한 근로자들에게서 백혈병 등이 발병함에 따라 근무 환경의 위해성 점검을 목적으로 발족된 것이다.

이철호 서울대 교수를 중심으로 2개 분과 5개 팀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출범 직후부터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된 문제해결을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날 발표한 것은 이 연구의 최종 결과다.

위원회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치 작업환경 보고서를 삼성전자에게서 제출받아 근로자 작업환경과 백혈병, 암, 뇌종양 등의 질병 발생 간의 인과관계 분석했다. 이철호 위원장은 “삼성전자의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업장별 유해인자 불검출률은 기흥/화성 79.9%, 온양 71.6%, 아산 73%였다”며 “검출된 유해인자의 경우에도 법적 허용기준의 10%를 초과한 경우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작업환경과 질병 사이 관련성이 없다 설명이다.

위원회는 반도체 웨어퍼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감광액 용액 가운데 시료 54개를 선정해 유해화학물질 25종의 검출여부도 분석했다. 이 위원장은 “톨루엔, 크레졸-오쏘 등 9종이 검출됐지만 극미량에 불과해 인체에 유해성을 판단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다른 작업보다 위험도가 높은 유지보수 작업에서도 대부분의 유해인자가 검출되지 않았으며 검출된 경우에도 극미량이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근로자들의 건강을 해칠 정도의 유해물질 노출은 없었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방사선 설비에 의한 피폭 가능성도 분석했지만, 삼성전자 사업장은 원자력 안전법 관리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위원회는 전현직자를 대상으로 유해물질 노출 확인을 위한 그룹 인터뷰도 실시했다. 위원회는 “과거 공정에서 화학물질이나 소음, 냄새에 근로자가 노출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 자동화 공정에서는 유해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조정합의서의 재해관리 시스템 강화 방안으로 내부 보건관리 조직을 확대한 바 있다. 위원회는 개선·권고사항으로 보건관리 조직의 적극적인 홍보와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직원 대상 건강증진 프로그램·종합검진 항목 강화와 지속적인 코호트 연구(전향성 추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위원회는 “삼성전자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도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시켜 미래에 같은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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