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통화정책에서 고용 상황은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이며 한은 목표에 고용을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리로 고용을 직접 조절하지는 못하지만 궁극적으로 고용은 경제 상황 판단에 중요한 포인트”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용도) 정책적으로 중요성을 둬야 할 목표”라며 “일부 중앙은행도 정책목표를 고용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으면서 “경제정책의 최종 목표는 고용”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 총재는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고용안정까지 집어넣어 목표가 너무 많아지면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고 때론 목표끼리 상충되는 게 있을지 모른다”며 조심스러운 견해도 동시에 나타냈다. 수단보다 목표가 너무 많으면 어느 한쪽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펴는 데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최근 고용 상황과 관련해선 “취업자 수 증가폭이 두 달 연속 10만 명대로 감소해 고용 개선이 상당히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고용을 늘리려면 구조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고 어려울 때는 재정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차기 금융통화위원의 조건으로는 거시경제 전문성을 우선으로 꼽았다. 다음달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함준호 금통위원의 후임 인선과 관련해 이 총재가 직접 견해를 밝힌 건 처음이다. 금통위 구성이 동질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청와대 안팎에선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관심을 두고 적임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