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

모든 가맹본부가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이 말만 잘 지켜도 프랜차이즈사업은 성공이다. 그러나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 확장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가맹점과 본사가 함께 휘청거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내 프랜차이즈 중 90% 이상은 영세한 중소기업으로 몸집 키우기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직영점을 확실한 '테스트베드'로 삼아 최소 1년 운영한 뒤 가맹점 모집해야
김재홍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사진)는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성공하는 프랜차이즈사업을 위해선 직영점을 확실한 테스트베드(시험장)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직영점을 최소 1년 이상 운영한 뒤 가맹점을 모집할 필요가 있다는 것. ‘반짝’ 떴다가 금세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 사계절은 거치면서 유력한 상품과 취약점을 파악해야 한다. 직영점에서 성공 모델을 완성한 뒤 이를 이어받을 수 있는 가맹점을 차근차근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 원·부자재의 유통마진도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도한 유통마진으로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으로 불거질 정도로 유통마진은 가맹점의 부담으로 전가되곤 한다.

전문가들은 유통마진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로열티와 물류마진을 적절히 혼합한 방식을 추천한다. 본사는 가맹점 매출의 2~3% 선에서 로열티를 책정하고, 그 대신 물류 유통마진을 현재보다 현저히 낮추는 방안이 있다. 가맹점 부담은 덜어주면서 본사도 수익성을 보장받으며 브랜드를 키워갈 수 있다.

이 같은 대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맹본부는 원자재 소싱 능력을 키워 더 저렴하게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노하우를 터득해야 한다. 가맹점은 약속한 로열티만큼은 납부해 본사와 가맹점과의 신뢰관계를 지킬 필요가 있다. 로열티와 물류마진율은 가맹점의 영업이익률을 적정 수준으로 보장할 수준이어야 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외식업은 영업이익률이 최소 15% 이상은 지켜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제조업이나 유통업 등 다른 산업에 비해 낮다. 가맹본부 역시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영세한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김 교수는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의 모순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창업 성공률이 독립 창업 성공률보다 더 높다”며 “가맹본부와 가맹점은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이 확고해야 창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