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글로벌 강소기업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선 강소기업 대표들은 시장에서 범용성을 갖고 있는 기술 외에도 다른 기업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차세대 먹거리를 마련해야 강소기업의 길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대표가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제1회 글로벌 강소기업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선 강소기업 대표들은 시장에서 범용성을 갖고 있는 기술 외에도 다른 기업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차세대 먹거리를 마련해야 강소기업의 길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대표가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작은 기업들을 보면 창업의 원동력이 됐던 기술 말고 그 다음 성장 아이템을 찾지 못해 망하는 경우가 많다. 10년을 투자할 수 있어야 30년 먹거리가 나온다. 그 10년을 버틸 수 있어야 한다."(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대표)

중소기업연구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세대융합창업캠퍼스에서 주최한 '제1회 글로벌 강소기업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선 강소기업 대표들은 시장에서 범용성을 갖고 있는 기술 외에도 다른 기업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차세대 먹거리를 마련해야 강소기업의 길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의 첫 강연자로 나선 송 대표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우암코퍼레이션을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우암코퍼레이션은 과거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업체로 출발해 멀티미디어 영상 솔루션→스마트그리드→엔지니어링 업체로 거듭된 변신을 시도하며 100억원대 매출을 내고 있는 회사다.

그는 "회사의 근간이 되는 플랫폼을 세 번 바꾸는 동안 다행히 지식사업 1호 기업으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며 "투자를 받기 위해 제안서를 열심히 써서 돌아다니는 것보다 우리회사가 어떤 걸 팔지 명확히 하는 쪽이 지원받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10년을 투자해야 30년 먹거리가 생긴다는 '10·30 법칙'을 강조했다. 그는 "ERP를 하다가 화상회의시스템에 투자했고, 지금은 화상회의시스템에서 번 돈으로 스마트그리드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 사업의 수요자가 10만명에서 100만명으로 늘어날 때까지 또 버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암코퍼레이션이 하는 엔지니어링 사업은 일종이 사회간접자본(SOC) 성격이 짙은 분야다. 지난해에는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아프리카 이디오피아에서 광복합가공지선(OPGW) 구축에 성공했다. 또 일본에서 13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사업도 하고 있다.

송 대표는 "강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선 금융전략을 잘 짜야 한다"며 "이디오피아 사업은 중국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일본 사업은 싱가포르인프라펀드를 통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또 모잠비크에 진출할 때는 국제 R&D 실증기금을, 필리핀 섬지역 독립형 전력망 구축사업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자금을 활용했다.

그는 스타트업이나 강소기업의 인재상도 과거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우리회사 인력 중 70%가 개발자인데, 개발자들도 이제 하나의 기술로 10년 이상 하는 시대는 끝나고 있는 것 같다"며 "개발자들도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것과 동시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길러야 하고 시장도 이들의 잦은 이력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절삭공구 제조·유통업체인 코리아툴링의 이재건 대표는 "장수 강소기업으로 가기 위해선 끊임 없이 기술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강소기업들도 업계나 회사에 플러스 알파가 될 수 있는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6년 구로공구상가에서 금형·사출공구나 고속가공기계 등을 만드는 사업을 시작해 22년 만에 매출 180억원(2017년 기준)의 회사로 키워냈다. 드릴, 엔드밀, 리머, 인서트 등 절삭공구는 자동차나 스마트폰 부품 등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분야다.

이 대표는 "자기 회사의 기술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지 않은 기업이라면 국내에서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시장개척단이나 수출지원사업 등을 찾아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현재 19개국 50여곳의 거래처를 만들어 지난해 32억원의 물량을 수출했다.

그는 "해외의 새로운 고객사를 만들 특별한 노하우가 없다면 매년 해외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나가 지속적으로 네트워킹을 만들어야 그들이 신뢰하고 제안이 들어온다"며 "이탈리아 페라리에서 우리회사 제품을 쓸 수 있게 된 것도 이 같은 꾸준함을 어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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