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환·장인화·최정우·황은연… 포스코 전·현직 CEO들 물망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는 여섯 단계로 나뉜다. 우선 김주현 포스코 이사회 의장과 전문위원회 위원장(박병원·정문기·이명우·김신배) 등 사외이사 5명, 현직 CEO(권오준)로 ‘승계 카운슬’이란 조직을 구성한다. 이 조직은 내·외부 CEO 후보자를 발굴해 이사회에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이사회는 CEO 승계 카운슬이 발탁한 후보군(群)을 대상으로 자격심사 대상을 선정한다. 이어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들에 대한 심층면접 등을 거친 뒤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이후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이 되는 사내이사를 선임한 뒤 주총 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을 마무리하는 구조다.

절차는 까다롭지만 심사 과정 등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만큼 청와대 등 정권 핵심부에서 후임 회장을 미리 점찍었다는 등의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한두 달 내에 후임 회장 인선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오준 회장 후임으로는 권 회장과 함께 3인 대표 체제를 유지해온 오인환 사장(60), 장인화 사장(63) 등이 우선 꼽힌다. 마케팅본부장과 철강사업본부장 등 포스코 내 요직을 거친 오 사장(철강 1부문장)은 권 회장 시절 ‘포스코의 2인자’로 불렸다.

신사업관리실장과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기술투자본부장을 지내고 현재 철강 2부문장을 맡고 있는 장 사장은 ‘포스코 OB’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마피아’로 불리는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이 아니어서 개혁의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장 사장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나왔다.

포스코의 신사업인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을 이끌고 있는 최정우 사장(61)도 권 회장 후임으로 거론된다. 최 사장은 현 여권과 가까운 부산 출신이다. 지난해 3월 권 회장 연임 당시에도 유력한 대항마로 꼽혔던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60) 이름도 나온다.

경제계에서는 권 회장 후임으로 외부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도 작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인사가 회장에 선임된다면 2000년 포스코가 민영화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 된다.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포스코의 전면적인 개혁을 이유로 아예 포스코와 관련이 없는 철강업계 출신 외부 인사를 선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