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후임 금감원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금융 적폐 청산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 관료 출신보다는 또다시 개혁 성향의 민간 출신 인사를 발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금융)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줘야 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는 형식이지만 임면권자가 대통령인 만큼 사실상 청와대에서 낙점한다.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차기 금감원장 선임까지 최소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달 새 두 명의 금감원장이 잇따라 물러나는 사상 초유의 인사 참사가 발생하면서 후임 금감원장 후보에 대한 청와대의 철저한 검증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가 금감원장 인선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 금감원장은 다음달 중순께는 돼야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간 출신 중에선 진보 성향 경제학자인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을 지낸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이 차기 금감원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관료 출신으로는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이 거론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