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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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조사 끝나는 대로 증권업계 시스템 전반 점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삼성증권의 배당 전산사고에 대해 '희대의 사건'이라 규정하고 "개인의 문제가 아닌 회사 차원의 시스템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김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증권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직원 개인의 실수로 (한정)하기에는 내부 시스템상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배당 착오가 이뤄진 후 37분이 지나고서야 거래중지 조처를 하는 등 사고에 대한 비상대응 매뉴얼과 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게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28억개가 넘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주식이 전산상으로 발행돼서 거래된 희대의 사건"이라며 "이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른 문제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원장은 "발행회사로서의 배당업무와 투자중개업자의 배당업무를 동일 시스템 상에서 하다가 발생한 문제"라며 "삼성증권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증권업계 전반에 대한 시스템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원장은 이번 사태로 인한 공매도 금지 요구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유령 주식 거래가 공매도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은 다들 잘 아실 것"이라며 "공매도를 거론하는 것은 오히려 이 문제의 심각성과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매도와 관련해 개인 투자자의 문제 제기가 있다는 건 충분히 알고 있다"며 "(이번 사안을 마무리하고)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원장은 개인은 물론 기관에 대한 엄중한 조치를 시사했다.

그는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률적 문제가 몇 가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법률적 문제가 조사 결과에 의해 어떻게 판단되느냐에 따라 기관에 대한 조치의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직원들에 대해서 (징계가) 당연하다"며 "그 과정에 대해 징계나 이런 문제를 넘어선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