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총재 부인 경영자 씨.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총재 부인 경영자 씨.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으면서 “고용 확대를 위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총재는 “경제정책의 최종 목표는 고용이고 성장도 결국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은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달 연임이 결정돼 이달 2일부터 4년간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그동안 기준금리 조정만으로는 통화정책에 한계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정부의 재정정책 중요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총재에게 한은의 연구 활동이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에 대한 조사연구보고서 가운데 한은 자료가 가장 수준 높다”면서도 “한은의 독립성 원칙 때문인지 고급 조사보고서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은이 보고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제공해 정책에 반영되고 민간연구소도 참고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통상 임명장 수여식에서 당부나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공개 발언을 해왔다. 하지만 이날은 수여식 직후 곧바로 환담장으로 이동해 비공개 환담을 했다.

이 총재가 독립성을 지닌 통화당국의 수장이라는 점을 고려해 자칫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는 공개적인 당부 발언은 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