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기 다른 유가·환율 전망을 내놨다. 대외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 특성상 어느 한쪽은 연초에 세워둔 경영목표가 크게 빗나갈 공산이 커졌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원·달러 환율 기준을 달러당 1150원으로 잡았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내릴 때 800억원씩 이익을 보는 구조를 갖고 있다. 올해 환율이 요즘처럼 1080원대를 계속 유지하면 당초 계획한 것보다 5600억원가량의 이익을 더 얻게 된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외화 차입급이 많은 항공사는 그만큼 수익이 개선된다. 달러 결제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매출 12조4100억원, 영업이익 1조7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지만 환율을 보수적으로 잡은 만큼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달러당 1071원40전을 기준으로 경영계획을 짰다. 대한항공과 80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원화 약세가 되면 당초 세운 목표가 대한항공보다 더 크게 틀어지게 된다.

유가를 바라보는 견해도 달랐다. 대한항공은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배럴당 60달러, 아시아나항공은 싱가포르 항공유 기준 77달러를 기준으로 삼았다. 보통 WTI를 항공유로 정제하는 비용을 배럴당 10달러 정도로 보고 있다. 유가는 아시아나항공이 더 보수적으로 잡은 셈이다. 대한항공은 연간 유류소모량이 약 3300만 배럴로 유가가 배럴당 1달러씩 오르내리면 약 3300만달러의 손익 변동이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각기 다른 기준으로 핑크빛 전망을 제시한 만큼 최종 연간실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