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남방정책' 교두보 구축 추진…일본, 사업확장 모색

동남아시아에서 고속 성장 가도를 달리는 베트남을 놓고 한국과 일본 기업의 투자 및 진출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기업이 중국과 태국에서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는 가운데 한국은 베트남을 신남방정책의 교두보로 삼아 경제 유대를 강화한다는 구상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20일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2월 20일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금액(승인액 기준) 33억4천500만 달러(3조5천765억 원) 가운데 한국이 가장 많은 25.4%(8억5천100만 달러·9천99억 원)를 차지했다.

아직 연초이긴 하지만 일본은 3억2천100만 달러(3천432억 원)에 머물렀다.

2017년의 경우 연간 베트남에 대한 한국의 FDI 규모는 84억9천만 달러(9조775억 원)로, 91억1천만 달러(9조7천404억 원)를 기록한 일본에 1위 자리를 4년 만에 내줬다.

인구 9천500만 명에 젊은 노동인력이 풍부한 데다가 임금이 가파른 인상에도 중국보다는 아직 낮고 연간 6%대의 경제 성장에 힘입어 소비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외국 기업들의 관심이 크다.

특히 한국과 일본 기업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베트남 잡아라' 한국·일본 기업 '각축'… 투자·교역 확대
작년 말 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5천500여 개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20년에는 한국과 베트남의 교역액이 1천억 달러(106조9천500억 원)를 돌파하면서 베트남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2대 수출국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전망도 나왔다.

2014년 한국의 6위 수출 대상국에 머물던 베트남은 2015년 4위에 이어 2017년 3위로 올라섰다.

한국과 베트남 교역은 2015년 말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급증하고 있으며 지난해 베트남 수입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한 비중은 22.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포함한 경제사절단과 함께 오는 22∼24일 베트남을 방문해 투자·교역 증가 방안을 모색한다.

일본 또한 베트남 진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가 작년 11월 17일∼올해 1월 5일 일본 기업의 해외사업 동향을 조사한 결과 해외에 사업장이 있고 사업 확장 계획이 있는 938개 기업의 37.5%(복수 응답)가 그 대상 국가로 베트남을 꼽았다.

베트남에 대한 선호도는 전년 조사 때보다 3.4%포인트 올라 태국을 제치고 2위를 기록했으며 중국은 49.4%로 1위를 지켰지만 1년 전과 비교해 2.9%포인트 떨어졌다.

또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652개 일본 기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사업 확장을 계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네야마 히로시 JETRO 국제경제 담당 이사는 "현재 베트남 경제 상황이 좋다"며 "중산층 인구가 증가하면서 소비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