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화학업계가 올해도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 정책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볼 전망이다. 작년부터 석탄 채굴을 규제해 석탄을 원료로 쓰던 중국 석유화학업체들이 타격을 입은 데 이어 올 들어서는 플라스틱 원료로 쓰던 폐플라스틱 수입까지 금지했다.

18일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폐플라스틱 수입량은 5437t으로 작년 1월(59만8000t)에 비해 99.1% 급감했다. 이마저도 작년 말 이미 수입했지만 통관이 늦어져 1월 수입량으로 집계됐다는 게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분석이다.

세계 최대 폐플라스틱 수입국이었던 중국은 폐플라스틱을 세척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질·대기 오염을 이유로 올해부터 폐플라스틱 등 고체형 쓰레기 24종의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은 그동안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프로필렌(PP) 등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폐플라스틱 수입이 중단되면서 플라스틱 원료의 수입량은 증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집계 결과 지난 1월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PE 순 수출량은 19만9000t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9.2% 증가했다. PP와 PET의 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도 같은 기간 각각 6.6%와 21.7% 늘었다. 이들 원료를 생산하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한화토탈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

중국 업체들의 수입량이 늘면서 이들 제품 가격도 강세를 띠고 있다. PTA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파라자일렌(PX)의 이달 가격은 작년 1월(882달러)보다 t당 100달러 가까이 오른 972달러에 형성됐다. PX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이 주로 생산한다. PP도 t당 110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903달러)보다 22.7% 뛰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