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종신보험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는 보험료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달러종신보험을 활용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 보장자산을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습니다.”

정의선 메트라이프생명 상품개발담당 전무(사진)는 지난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 자산도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계 생명보험사인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 1월부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외화표시 종신보험상품인 ‘무배당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달러자산에 금리를 연동한 상품으로 보험료를 달러로 납입하고 보험금, 해지환급금, 중도인출금 등을 모두 달러로 받는다. 달러종신보험은 판매 개시 두 달 만에 누적 초회보험료 130만달러(약 13억3300만원)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 개발을 주도한 ‘일등공신’이 정 전무다.

정 전무는 2016년 5월 일본 출장에서 달러종신보험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일본은 1991년부터 20여년간 저금리·저성장으로 대표되는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다”며 “일본에서는 1999년 달러종신보험이 출시돼 전체 종신보험 상품의 4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우리나라도 저금리 시대를 맞아 고객들의 종신보험 보험료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대안으로 달러를 활용한 자산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상품 개발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리가 낮아지면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을 뜻하는 예정이율이 하락해 보험료가 오른다.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의 공시이율은 업계 최고 수준인 연 3.5%다. 달러로 책정되는 월 납입 보험료는 기존 금리연동형 종신보험의 평균 보험료 대비 15% 정도 낮다.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안정적인 미국 국채나 회사채에 투자하기 때문에 공시이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정 전무의 설명이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보험료를 달러 대신 일정 금액의 원화로 내는 원화고정납입옵션이다. 보험료가 달러로 책정되기 때문에 원화로 내면 환율에 따라 매달 내는 보험료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메트라이프생명은 기본보험료(납입시점 기준 달러를 원화로 환산한 보험료)의 115~230%를 매달 고정된 원화로 낼 경우 기본보험료를 뺀 차액을 추가 납입금으로 적립할 수 있는 옵션을 내놨다. 추가 납입한 보험료가 많을수록 환급금과 중도인출금 규모가 늘어난다. 정 전무는 “지난해 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원화로 내면 매달 내는 보험료가 달라지지 않느냐’는 고객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옵션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달러 기반의 상품 구조와 원화고정납입옵션은 상품개발 노력을 인정받아 각각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다만 그는 상품에 가입하기에 앞서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은 저축성보험이 아닌 보장성보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무는 “종신보험은 저축성보험과 달리 수익이 아니라 위험 대비를 목적으로 하는 상품”이라며 “원·달러 환율 차이에 따른 환차익을 노리고 가입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