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자산가들이 올해 비중을 축소할 자산으로 부동산이 채권에 이어 두 번째로 꼽혔다.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와 금리 상승 영향으로 추가 투자는 줄일 것으로 관측됐다.
[2018 한경 머니로드쇼] "규제·금리상승 여파, 주거용 부동산 보유 비중 줄일 것"
80명의 금융사 프라이빗뱅커(PB) 설문조사 결과 부동산 자산을 줄일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은 20%에 달했다. 반면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 투자 확대를 예측한 응답은 2.5%에 그쳤다. 김현혜 국민은행 수지지점 PB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대응해 부동산 비중을 축소하고 유동자산으로 갈아타는 고액자산가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말과 올해 초까지 고객들이 실제 보유 비중을 축소한 자산 역시 채권(40%)에 이어 부동산(20%)이 꼽혔다.

이는 전반적인 주택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응답자의 78.8%가 경기 분당·판교를 제외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7.5%에 불과했다. 서울 강북에 대한 예상도 비슷했다. 강북지역 아파트값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 응답이 52.5%를 차지했다.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의 경우 86.3%가 올해도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상승 전망 응답자의 76.7%는 상승폭이 10% 이하로 지난해에 비해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정교 한화생명 자산관리전문가(FA)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되고 재건축 허용연한 연장 및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 주거용 주택에 대한 규제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과 달리 상가,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부동산 투자처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응답이 62%로 가장 많았다. PB들은 일부 고액자산가들은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확대할 것(8.7%)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