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휴가 문화 혁신에 나선다. 상사 결재 없이 직원 스스로 휴가안을 승인할 수 있는 ‘휴가 신고제’를 도입했다. 이미 시행 중인 ‘빅 브레이크’ 제도를 활성화해 장기 휴가도 장려하기로 했다.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추세에 발 맞추기 위해서다.

이달부터 시행 중인 휴가신고제는 직원이 직접 휴가안을 기안해 스스로 승인하면 휴가 사용이 가능하다. 상사에게 사전 보고나 구두 승인 없이도 된다. 관련 알림 이메일은 상사와 팀원, 유관부서 직원에게 자동으로 전달된다. 이전에는 직원이 먼저 상사에게 구두로 휴가 날짜를 알리고 허락받은 뒤 결재를 올려야 했다. 중복 승인 절차를 거쳐야 했던 셈이다. 당일 휴가도 출근 전에만 기안을 내고 승인하면 가능하다. 휴가신고제는 우선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근무일 기준 5~10일 이상의 긴 휴가를 장려하는 빅 브레이크도 휴가 문화를 바꾸고 있다. 휴가를 전후로 주말을 포함할 때 최대 16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2016년 시작된 빅 브레이크 제도는 직원들의 재충전 기회로 정착되고 있다. 매년 초에는 그해 징검다리 휴일이 언제 있는지를 알려줘 장기휴가 계획을 짜도록 안내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근무 시간을 늘리기보다는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휴가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휴가 소진율은 98%에 달한다. 이는 61%에 그친 국내 직장인의 평균 연차휴가 소진율(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