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리면서 실생활에서 스포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스크린스포츠로 몰리고 있다. 모델들이 스크린컬링을 즐기고 있다. 레전드히어로즈 제공.
평창동계올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리면서 실생활에서 스포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스크린스포츠로 몰리고 있다. 모델들이 스크린컬링을 즐기고 있다. 레전드히어로즈 제공.
평창동계올림픽이 큰 관심 속에 막을 내리면서 생활 속에서도 스포츠 활동을 직접 경험해보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위치적, 공간적 제약이 없는 데다 평소 접근하기 어려웠던 종목까지 경험해볼 수 있는 스크린스포츠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28일 클라우드게이트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하는 '레전드히어로즈' 스크린컬링 매장은 평창올림픽 폐막 후 이용객이 개막 전보다 4배 증가했다. 스크린야구, 스크린축구, 스크린양궁 등 20여개 스크린스포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 매장은 현재 전국에 5곳이 있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크게 선전하면서 컬링에 대한 인기와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빙판과 스톤이 준비돼야 하는 컬링 경기의 특성 상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종목으로 꼽힌다.

스크린컬링은 컬링 스톤을 밀어 투구하면 주변에 설치된 센서가 스톤의 속도, 회전 등을 감지하며 예상 경로를 스크린으로 제공한다. 좁은 실내공간에서도 컬링 경기를 가능하게 하는 첨단기술이 적용됐다. 또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내에서 진행된다는 점 때문에 지인들과 함께 방문하는 이용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스크린스키장인 '어반슬로프'도 올림픽 전보다 최근 방문객이 10%가량 증가했다. 이곳에선 실내에 설치된 시뮬레이터를 통해 스키와 스노우보드 등 설상 종목을 즐길 수 있다.

부츠를 신고 시뮬레이터에 올라서면 수십 개의 센서가 스키어의 모든 동작을 분석해 고해상도 파노라마 스크린 화면과 동기화시킴으로써 가상 슬로프에서의 스키 또는 스노우보드에 대한 반응도가 실제와 흡사하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동작추적센서, 관성력을 구현하는 모터, 실제 스키와 동일한 감각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몰입도 높은 VR 등으로 이뤄져 회전, 대회전, 다운 힐 등 실제 올림픽 대회의 종목을 선택할 수 있고 다수의 프로젝트 파노라마 스크린 상에서 올림픽 코스를 라이딩하는 경험도 가능하다.

스크린스포츠의 인기는 이번 올림픽 때만이 아니다.

지난 1월 정현이 세계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에서 깜짝 활약하자 스크린테니스인 '테니스팟'의 수강생이 대회 전보다 400% 늘었다.

테니스팟은 스크린야구인 '스트라이크존'을 운영하는 뉴딘콘텐츠가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테니스팟은 이용자 실력에 따라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고 다양한 리턴을 구현해 실내에서도 테니스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또 인공지능(AI)와의 랠리도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크린스포츠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5000억원대에서 지난해 5조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0년간 30배 증가했다. 종목도 골프, 야구, 축구에서부터 사격, 양궁, 낚시, 클라이밍에 이르기까지 20여종이 넘는다.

실내 놀이문화의 확대와 나홀로 여가족 등의 증가가 스크린스포츠 시장 활성화의 이유로 꼽힌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