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굴삭기 제조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과 신흥시장의 건설기계 시장 호황으로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7년 매출이 전년보다 14.6% 증가한 6조5679억원, 영업이익은 34.6% 늘어난 6608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영업이익률은 10.1%를 나타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대 굴삭기 시장인 중국에서 두산의 굴삭기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두산은 작년 한 해 중국에 1만851대의 굴삭기를 팔았다.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111.4% 증가한 9168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굴삭기 시장은 농촌 개발 등 인프라 투자 수요와 4~5년에 한 번씩 도래하는 노후 건설장비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크게 성장했다. 두산의 중국 내 굴삭기 판매 증가율은 133%에 달해 중국 굴삭기시장 성장률(107%)을 웃돌았다.

두산은 오랜 기간 내실을 다지며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을 준비해왔다. 두산은 1996년 외국 기업 최초로 중국 굴삭기 시장에 진출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현지 선두를 달렸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부진했다. 두산은 최근 2년간 중국 내 부실 딜러망을 대대적으로 정리했고 영업과 교육시스템도 손질했다. 수익성이 높은 제품 위주로 팔면서 중대형 굴삭기 판매 비중이 33%에서 38%로 올라섰다.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고르게 실적이 상승했다.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 매출도 18.5% 늘어난 1조877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오세아니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매출이 4% 이상 증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연결 자회사인 두산밥캣도 북미 시장에서 선전하며 매출이 4.7% 증가한 4조617억원을 기록했다. 개인주택용 소형건설장비 수요가 높아졌고 미국의 법인세 인하 효과로 순익도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