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실질적인 영업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삼보저축은행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왔다. 삼보는 서울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저축은행 중 마지막 남은 M&A 매물로 꼽힌다. 그러나 과거 매각 작업을 진행하던 중 별다른 이유 없이 중단한 적이 있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삼보저축은행 다시 매물로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보저축은행은 최근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잠재인수후보들에 입찰제안서(RFP)를 배포하고 복수의 후보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서울 지역 영업권을 노리는 일부 저축은행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매각가격을 관악구 보라매로에 있는 본사 사옥과 저축은행 영업권 등을 합쳐 5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삼보저축은행은 사실상 10여 년 전부터 영업활동을 중단한 채 명맥만 이어오고 있다. 2012년부터는 신규 여신을 전면 중단했다. ‘무늬만 저축은행’ 상태가 지속되자 금융감독원은 2015년 “영업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며 ‘경영유의’ 제재를 내렸다. 하지만 그 뒤에도 삼보저축은행은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회사 정상화를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삼보저축은행의 1대 및 2대 주주는 한일유통(50.39%)과 태일(49.11%)이다. 한일유통은 태일의 100% 자회사여서 한일유통이 삼보저축은행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저축은행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삼보저축은행은 2000년대 초반 이후 꾸준히 매물로 나왔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거래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삼보저축은행은 서울에 남은 마지막 저축은행 매물이어서 관심있는 인수 후보가 많을 것”이라면서도 “매각하는 쪽에서 저가에는 팔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해 이번에도 성사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