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유화 온산공장에서 화염과 매연 분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작년 6월 설비 증설 이후 8개월째 공정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업정지 등 정부 징계가 내려질 우려도 높아 5000억원으로 잡은 올해 영업이익 목표도 달성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유화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업체다.

대한유화 '증설 후유증'… 5000억 이익 달성 물건너가나
24일 울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대한유화 온산공장 굴뚝인 ‘플레어 스택(가스를 태워 독성 등을 없애 대기 중에 내보내는 장치)’에서 약 30m 높이의 불기둥과 매연이 치솟았다. 대한유화 측은 “갑자기 떨어진 기온 탓에 공정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유화 온산공장은 작년 6월 나프타 분해설비(NCC) 증설 공사를 마쳤다. 5000억원을 들여 연간 에틸렌 생산량을 47만t에서 80만t으로 늘렸다. 완공 전후로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작년 6월 시운전 과정에서 20일 넘게 불기둥과 매연이 치솟아 인근 주민이 불안에 떨었다. 공정 안정화 작업이 끝난 9월에도 같은 사고가 반복됐다.

대한유화는 당시 기준치를 초과한 매연 배출 문제로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10일간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대한유화는 창원지방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해 일단 조업정지는 피한 상태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화염 모습이 담긴 CCTV와 매연 측정 등을 통해 처분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증거가 충분할 경우 조업정지 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유화는 고(故) 이정림 대한양회 회장이 1970년 세운 대한유화공업이 모태다. 이 회장은 OCI 창업주인 고 이회림 회장,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인 고 서성환 회장 등과 함께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꼽힌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에 이어 2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이 회장의 조카인 이순규 회장이 대주주로 경영을 맡고 있다.

김보형/안효주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