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주주총회를 분산 개최하고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주주 친화정책을 강화하고 나섰다.

SK그룹 '슈퍼 주총데이' 없앤다
SK그룹 지주사인 SK(주)는 오는 3월 열리는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의 주주총회 날짜가 겹치지 않도록 조정한다고 18일 밝혔다.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주총을 분산 개최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SK가 처음이다. 주총일이 집중돼 주주 참여가 제한되는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도 앞서 주요 상장사의 기업 주총일이 특정일에 몰리는 ‘슈퍼 주총데이’ 문제를 지적해왔다. 지난해 전체 상장사의 45%인 924개 기업이 3월24일 주총을 열었다.

SK(주)와 SK이노베이션 등은 올해부터 전자투표제도 도입했다. 기업이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명부와 주주총회 의안 등을 등록하면 주주들이 주총장까지 가지 않아도 인터넷 전자투표 시스템에 접속해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한 제도다.

SK(주)는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작년부터 이사회 산하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설립해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투자 및 회사의 합병분할, 재무 관련 사항 등 주요 경영현안을 사전 심의하도록 하고 있다. 사내이사 없이 사외이사(4명)로만 구성된 SK(주)의 거버넌스위원회는 지난해 5월 자회사 SK바이오텍 유상증자 계획을 검토하는 등 16차례 회의를 열었다. SK(주)는 2015년 통합지주사 출범 시 약속한 배당성향 30%도 작년에 이행하는 등 주주 친화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SK케미칼도 지난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자사주를 전량 소각, 매각했다. 인적 분할을 통해 자사주 의결권이 되살아나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자사주의 마법’을 활용하지 않았다. SK 관계자는 “주주 가치를 확대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키우자는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