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1곳당 3명이 밀착관리… 하루 매출 100만원
분식점은 창업하기에 가장 ‘만만한’ 업종이다. 매장이 클 필요가 없고 메뉴도 친숙해 진입장벽이 낮다. 그만큼 리스크도 있다. 경쟁 식당들이 생기기 쉽고, 메뉴로 차별화하기도 어렵다. 창업 후 유지기간이 짧은 대표적인 업종이기도 하다.

‘김가네’는 1990년대 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은 분식점이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김밥을 중심으로 한 분식프랜차이즈 가운데 가맹점 수 기준(433개 점) 1등이다. 2등보다 50%가량 많다. 대부분 33㎡(10평)의 작은 매장이지만 하루 평균 매출이 100만원이다. 점포당 3명의 매장관리 직원이 거의 실시간으로 매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관리시스템 덕분에 ‘작지만 강한’ 가맹점이 많다.

가맹점 1곳당 3명이 밀착관리… 하루 매출 100만원
◆문제 커지기 전에 해결

고교시절 운동을 했던 김용만 김가네 회장은 30대 중반이던 1994년 33㎡ 남짓한 분식점 김가네를 시작했다. 창가에 조리대를 설치해 김밥 마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즉석김밥’을 시도했다. 당시로선 ‘파격’이었다. 그때까진 대부분 미리 말아놓은 김밥을 은박지에 포장해 팔았다.

곧 너도나도 즉석김밥을 따라했다. 외환위기 이후 1000원대 저렴한 김밥 브랜드가 여럿 생겨났다. 하지만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도 5년 만인 1999년 100호점을 돌파했고 24년이 된 지금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가네는 점포 담당 본사 직원(슈퍼바이저) 1명이 몇 주 단위로 가맹점을 관리하는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다르다. 사업 초기부터 1개 매장당 루트매니저(물류배송 직원), 슈퍼바이저, 교육강사 등 ‘3인 1조’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썼다.

물류배송 직원은 매일 가맹점을 방문해 식재료를 공급하고 매장 환경을 점검한다. 특이사항이 있으면 담당 슈퍼바이저나 교육강사에게 통보한다. 예를 들어 물류배송 직원이 음식의 맛이나 서비스 질이 떨어졌다고 전하면, 슈퍼바이저는 원인을 찾아낸다. 신입직원 때문인지 재교육이 필요한 것인지 등을 파악한 뒤 교육강사가 교육을 한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거의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어 문제가 커지기 전에 해결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주변 사람들이 하고 싶다고 문의를 하면서 프랜차이즈사업을 하게 된 만큼 매장 확장보다 품질 관리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자체배송으로 제품 관리

김가네는 싼 가격보다 품질을 내세운다. 맛을 내는 데 집중한 뒤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춘다. 국내산 식자재를 고집하고 재료의 선도 유지를 위해 업계에서 처음으로 직접 물류 시스템을 도입했다. 직접 물류를 하면 본사의 비용 부담이 더 크다. 하지만 신속한 당일 배송이 가능하고 식자재 관리도 잘돼 제품 품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맹점이 15~17개 새로 생겨날 때마다 물류차량을 추가로 사들였다. 현재 보유 트럭이 26대다.

메뉴 차별화를 위해 자체 연구개발(R&D)센터와 중앙 집중식 조리센터도 지었다. 마케팅과 연구개발비로 매년 매출의 5%를 쓴다. 38종이 넘는 조리제품과 소스 등을 자체 개발했다. 여름에는 냉면이나 콩국수를, 겨울에는 우동을 판매해 사계절 내내 장사가 잘되는 구조를 갖췄다.

최근에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테이크아웃(포장판매)과 배달에 집중하고 있다. 그릇을 찾아오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본사에서 투자해 일반 일회용 그릇보다 내구성이 좋은 특화용기를 개발해 쓰고 있다. 현재 서울지역 주요 매장은 전체 매출의 약 40%가 배달에서 나온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