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CES에서 공개한 JBL의 스마트 디스플레이. AI 스피커 '구글 홈'에 화면을 더한 제품이다.
구글이 CES에서 공개한 JBL의 스마트 디스플레이. AI 스피커 '구글 홈'에 화면을 더한 제품이다.
CES 2018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의 향연이었다. AI 플랫폼이 장착된 기기들이 지난해보다 2~3배 늘어났다. 구글이 선보인 AI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공개한 둘둘 말 수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등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된 제품들을 정리했다.

◆‘에코쇼’의 대항마 선보인 구글

오랜만에 CES에 참가한 구글은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홍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AI 스피커인 ‘구글 홈’에 화면을 더한 제품으로 아마존의 ‘에코 쇼’와 겉모양은 비슷하다. LG전자, 레노버, JBL, 소니 등 4개 업체에서 디자인이 다른 4가지 제품을 선보였다. 전면 카메라와 내장 스피커를 갖췄으며 크기는 8~10인치다.

구글 맵과 구글 포토, 유튜브 등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이 제품의 특징이다. 일정을 물으면 음성과 영상으로 약속 내용을 카드 형태로 보여준다.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 질문을 받으면 질문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이 재생된다.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롤러블 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바이오드) 화면을 종이처럼 돌돌 말 수 있다. 연합뉴스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롤러블 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바이오드) 화면을 종이처럼 돌돌 말 수 있다. 연합뉴스
◆둘둘 말리는 디스플레이 첫선

LG디스플레이 부스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종이처럼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였다. TV에 쓸 수 있는 대형 롤러블 패널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OLED 제품으로 초고해상도(UHD)급 화질을 지원한다. 화면을 완전히 다 펴면 일반적인 TV와 같은 16 대 9 비율, 일부만 펴면 영화 감상에 적합한 21 대 9 비율로 영상물을 시청할 수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기술적으로 롤러블 제품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시제품”이라며 “완제품 업체들과 협의를 거쳐 상용화 여부와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운전석 사라진 자율주행차

올해 CES에 전시된 자율주행차 중 일부는 운전석이 아예 없었다. 사람이 운전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설계와 디자인으로 보여준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콘셉트카 ‘스마트 비전 EQ’가 대표적인 사례다. 벤츠는 이 차량을 홍보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 거리에서 시승행사까지 열었다. 안전 등을 이유로 자율주행 대신 원격조종 기술을 활용해 행사를 진행했지만 벤츠의 지향점이 어디인지는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도요타가 공개한 ‘E-팔레트’도 운전석이 따로 없는 자율주행차다. 도요타는 이 차량을 주로 카셰어링과 배달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미 아마존, 피자헛, 디디추싱 등과 차량의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3D 프린팅, 웨어러블 기술도 진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제품도 눈에 띄었다. 미국 로컬모터스는 3D 프린터로 인쇄한 자율주행 전기차 올리를 CES 2018에 선보였다. 올리는 승객들을 실어나르는 셔틀버스로 최고 속도가 시속 40㎞다.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작동한다. 차량 내부엔 IBM의 AI 플랫폼이 장착돼 있다. 차량을 3D 프린터로 인쇄하면 생산 비용은 50%, 제작 시간은 90% 단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었다.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웨어러블 기기도 다양해졌다. 세계 최대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은 손톱에 붙이는 액세서리 모양의 자외선 센서를 공개했다. 근접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에 자외선과 관련된 정보를 보낸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에서 모두 작동한다.

라스베이거스=송형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