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가 새해에도 설비투자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화학제품 수요 증가로 공급이 부족해서다. ‘슈퍼 사이클’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황을 맞아 곳간이 넉넉해 투자 여력이 풍부한 것도 설비투자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케미칼은 내년 하반기까지 울산공장에 500억원을 투자해 38만t 규모의 고순도 이소프탈산(PIA) 생산시설 증설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석유화학 "물 들어올때 노 젓자"… 이번엔 롯데케미칼 설비 투자
PIA는 페트병과 페인트, 접착제 등의 원료로 쓰인다. 세계에서 7개 업체만이 생산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 하나다. 롯데케미칼은 2014년부터 PIA 생산 규모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증설로 롯데케미칼의 PIA 생산 규모는 46만t에서 84만t으로 늘어나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쥐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2016년부터 3조원을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100만t 규모의 에탄크래커(ECC)와 70만t 규모의 에틸렌 글리콜(EG)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전남 여수공장에도 같은 해 2530억원을 들여 20만t 규모의 나프타분해설비(NCC) 증설 공사를 하고 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제품 증산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석유화학업계에서 한발 빠르고 과감한 결정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더욱 탄탄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화학업계 맏형 격인 LG화학도 2870억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공장 에틸렌 생산능력을 104만t에서 127만t으로 늘리는 증설 공사를 하고 있다. 내년 증설이 끝나면 세계 NCC 단일 공장으로는 최대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다.

한화그룹과 프랑스 에너지·화학기업 토탈의 합작사인 한화토탈도 작년 4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9015억원을 투자해 에틸렌(31만t)과 프로필렌(13만t), 폴리에틸렌(40만t) 증설 공사를 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