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롯데그룹 2인자인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확실시된다. 화학BU(사업부문)장인 허수영 사장도 부회장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지주와 계열사는 10일과 11일 회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8년 정기 임원인사를 한다.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코리아세븐 등 33개사는 10일, 롯데건설 롯데상사 등 9개사는 11일 이사회를 연다. 임원인사 결과는 지주가 취합해 발표할 예정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올해 롯데 임원인사의 최대 관심은 황각규 사장과 허수영 사장의 승진 여부다. 지난해 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4대 BU장 중 이원준 유통BU장,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 이재혁 식품BU장이 부회장이 됐다. 하지만 황 사장과 허 사장은 경영비리 사건으로 기소된 상태여서 승진 대상에서 제외됐다. 롯데 관계자는 “1심에서 각각 무죄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만큼 이번엔 승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지난해 신동빈 그룹 회장과 함께 롯데지주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재판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그룹을 무난히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사장은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BP 등 화학 계열사를 총괄해 화학부문을 유통부문과 함께 그룹 양대 축으로 육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화학 계열사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주에선 이봉철 재무혁신실장(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은 복잡하게 얽힌 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지주사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는 실무를 총괄했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유통 호텔 화학 식품 등 4대 사업부문의 계열사 대표이사 교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작년 초 신설한 4대 BU 체제가 안정기에 접어든데다 지난해 새로 선임된 대표가 많아 인사 요인도 크지 않아서다. 롯데쇼핑(백화점·마트·슈퍼) 롯데하이마트, 코리아세븐 등 유통 계열사와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대표는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임원을 포함한 전체 임원 승진 폭은 실적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화학 계열사에선 지난해보다 10% 정도 승진자가 더 나올 것”이라며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유통과 호텔·서비스, 식품부문에서는 승진 폭이 예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 회장은 이번 주말 귀국한다. 롯데는 계열사 임원인사 방안을 신 회장에게 보고한 뒤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22일 1심 판결 직후 장인상 조문과 장례식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후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 일본롯데홀딩스 관계자를 만나 일본롯데의 올해 사업계획과 해외진출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