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꺾인 데다 엔저(엔화가치 하락)를 등에 업은 일본차 업체가 공격적인 판촉에 나선 영향이 컸다.

현대·기아차, 지난해 미국서 고전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127만5223대로 전년 대비 10.4%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시장 점유율도 2016년 8.1%에서 지난해 7.4%로 떨어졌다. 회사별로는 현대차가 2016년보다 11.5% 줄어든 68만5555대를 팔았다. 기아차 판매량도 58만9668대로 8.9%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실 강화를 위해 플릿 판매(렌터카업체 등 법인 물량)를 줄인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차종별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선전했다. 현대차 투싼은 11만4735대가 팔리며 전년보다 34.1% 증가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 싼타페 판매도 13만3171대로 21.0% 늘었다. 친환경 전용차인 현대차 아이오닉은 1만1197대, 기아차 니로는 2만7237대가 팔리며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1724만5872대로 전년 대비 1.8% 줄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도요타, 벤츠, BMW 등이 모두 2016년보다 판매량이 줄었지만 하락폭은 5% 미만이었다.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판매량은 5만5120대로 35.1% 늘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