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고령화 등으로 통화량이 늘어도 경제 성장률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일 발표한 ‘통화량과 경기의 관계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금융 환경이 변화하고 해외 부문의 역할이 커지면서 통화량과 거시 변수 간 연관성이 약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리를 내리면 가계나 기업의 돈을 빌리는 비용이 줄어 소비·생산 확대, 경제 성장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이 같은 고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통화량 증가율이 1%포인트 오를 때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992~1999년 평균 1.22%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2000~2017년(1분기)엔 0.09%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통화량과 거시 변수 간 연관성이 약해진 원인을 저금리·고령화에서 찾았다. 외국 자본 유출입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통화량과 거시 변수의 연관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박경훈 한은 조사국 과장은 “앞으로 정보통신기술 발전, 새로운 금융상품 등장 등에 따라 통화량 분석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완지표 활용 등 다양한 분석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