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엔 신화를 만들자.”

내년에도 공격적 M&A… 2018년엔 'SK신화' 만들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지난 18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임직원 합동 송년회에서 한 건배사다. 이날 행사에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사인 SK(주) 임직원이 참석했다.

SK그룹이 올해 미국과 일본, 중국 등 해외 기업의 M&A와 해외 법인 출자를 위해 투입한 금액은 8조원을 웃돈다.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지분(4조원)을 사들이고, 중국 자회사 유상증자(1조1161억원)에 참여한 SK하이닉스의 해외 투자금액이 가장 많았다.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를 표방하고 있는 SK(주)와 에너지분야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도 글로벌 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SK그룹은 내년에도 역대 최대였던 올해(17조원)보다 더 많은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해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등 주력 계열사들의 선전 속에 1953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한 만큼 곳간도 넉넉하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이익잉여금은 각각 24조원과 11조원에 달한다.

최 회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날 송년회에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그룹 최고경영자(CEO)에게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올 한 해 우리 모두 열심히 뛰었다”며 “내년엔 더 많은 투자로 성과를 내자”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적극적인 M&A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은 연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데다 산업 효율화 차원에서 국영기업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알짜 매물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최 회장도 지난달 베트남을 찾아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면담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주) 등 주요 관계사들도 최 회장의 글로벌 경영전략에 발맞춰 해외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섰다. 올해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전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글로벌 역량 강화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는 후문이다.

계열사들도 해외 사업 확대와 M&A 실탄 마련을 위해 조직개편부터 비상장 자회사의 기업공개(IPO)까지 자산 효율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