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충북 증평공장 직원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을 들어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충북 증평공장 직원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을 들어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와 정보전자소재 등 신성장동력에 1조원을 투자한다. 지난 3월 충남 서산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 증설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석유사업을 중심으로 ‘잘하고 있는 것은 훨씬 더 잘하고’, 배터리와 화학 중심으로 ‘안 하던 것을 새롭게 잘 하겠다’는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 2.0’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본지 11월28일자 A15면 참조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 1조 투자
SK이노베이션은 국내외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짓고 국내 생산설비도 증설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헝가리에 유럽 배터리 생산기지를 설립하기 위해 8402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했다.

헝가리 배터리공장은 43만㎡ 부지에 연간 7.5기가와트아워(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내년 2월 착공 예정으로 2020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 금액과 시기는 현지 법령에 따른 인허가 획득과 공장 부지 취득 일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부터 급성장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헝가리와 폴란드, 체코 등을 놓고 공장 부지 선정 작업을 해왔다. 헝가리는 올해부터 법인세율을 19%에서 9%로 인하하고, 보조금 지원과 세금 감면 등 적극적인 해외자본 유치 정책을 펼치고 있다. LG화학(폴란드 코비에르지체)과 삼성 SDI(헝가리 괴드) 등도 동유럽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분리막 생산설비 증설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 1조 투자
SK이노베이션은 충북 증평 정보전자소재 공장과 충남 서산 배터리공장 등 국내 생산 설비 확충에도 2000억원을 투자한다.

증평 공장에는 1500억원을 들여 2019년 하반기까지 전기차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생산능력을 연간 5억㎡로 확장한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을 나눠주는 역할을 한다. 분리막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리튬이온이 양·음극을 오가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발생하는 만큼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소재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습식 분리막 시장 2위 업체로 글로벌 배터리기업들과 정보기술(IT)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분리막 등을 생산하는 정보전자소재 사업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2426억원, 영업이익 547억원을 기록하는 등 알짜사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수주 물량 증대에 발맞춰 서산 제2배터리 공장에 0.8GWh 규모의 7호 생산 설비를 증설하기로 했다. 기존 서산에서 가동 중인 1~3호기와 건설 중인 4~6호기를 통해 연간 3.9GWh의 생산량을 확보한 SK이노베이션은 이번 7호기 증설로 국내에서만 총 4.7GWh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공장동 건축이 끝난 상태에서 생산 라인만 증설하는 투자로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규 생산 설비에서는 1회 충전으로 500㎞를 갈 수 있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은 “에너지와 화학에 기반을 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사업 구조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형/고재연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