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폭염·폭우로 인해 농산물 생산자물가가 크게 뛰었다.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배춧값은 50% 더 올랐고, 피망값도 세배 가까이 올랐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02.20(2010=100)로 7월보다 0.3% 상승했다. 지난 7월 0.1%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이달 생산자물가가 상승세를 보인 건 농산물 등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해서다.

8월 농산물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4.2% 상승했다. 월간 상승폭은 2010년 9월(18.8%) 이후 6년 11개월만에 최대 기록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 간 원재료 등을 대량으로 거래할 때 형성된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다.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 한은은 농산물 생산자물가는 최근 유통 단계가 줄면서 사실상 소비자물가와 직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피망(190.9%), 토마토(102.1%), 배추(55.3%)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이창헌 한은 물가통계팀 차장은 “폭염과 폭우로 7~8월 작황이 부진한 농산물 위주로 생산자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제사 상에 오르는 품목 모두 일제히 가격이 올랐다. 1년 새 조기(55.6%), 양파(52.8%), 배(34.3%), 무(27.2%), 김(29.8%), 돼지고기(16.6%) 등의 가격이 뛰었다.

계란은 살충제 검출 파문 이후 생산자물가가 하락세다. 7월(-10.8%)에 이어 8월에도 13.9% 떨어졌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5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상승세로 공산품 생산자물가도 전월보다 0.3% 상승했다. 품목별로 나프타(9.3%), 휘발유(5.9%), 경유(2.9%) 등 석유류 제품 가격이 많이 올랐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