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대표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 라인의 실적 악화에 네이버 주가는 주춤한 반면 카카오뱅크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한 카카오는 반등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장중 97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80만원 선도 무너져 현재는 70만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지난해 하락세에서 벗어나 올초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7월 이후 지난 8일까지 네이버가 13.25% 떨어지는 사이 카카오는 27.59% 상승했다.

두 회사 주가가 다른 흐름을 보이는 건 실적 탓이 크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 시장 추정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라인 실적이 크게 하락한 데다 모바일 쇼핑, 광고 등의 성장세도 둔화됐다. 반면 인공지능 기술 개발 등 신규 서비스 개발을 위한 인력 채용과 마케팅 비용은 증가했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실적 부진을 상쇄하던 라인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며 “3분기 영업이익도 크게 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출범 등 신성장동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말 운영을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한 달 만에 300만 명이 가입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분기 광고시장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2% 늘어나며 광고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에 대한 기대도 키웠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카카오페이와 연동을 시작하는 등 카카오가 보유한 서비스들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며 “카카오톡 스토어, 기업용 업무택시 등 신규 서비스 실적도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도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이후 외국인들은 카카오 주식을 36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 주식은 193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하고 코스피 200지수에 편입되면서 외국인들이 카카오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1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