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마곡지구에서 LG사이언스파크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 두 번째부터 하현회 (주)LG 사장, 구 회장, 유진녕 LG화학 CTO(최고기술책임자), 안승권 LG전자 CTO, 구본준 (주)LG 부회장.  /LG 제공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마곡지구에서 LG사이언스파크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 두 번째부터 하현회 (주)LG 사장, 구 회장, 유진녕 LG화학 CTO(최고기술책임자), 안승권 LG전자 CTO, 구본준 (주)LG 부회장. /LG 제공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마곡지구의 LG사이언스파크 건설 현장을 찾았다. 다음달부터 시작하는 LG 계열사 입주에 앞서 건설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LG사이언스파크는 LG가 심혈을 기울여 건설 중인 연구개발(R&D)센터로, 연면적 기준 서울 서초 R&D캠퍼스의 9배, 그룹 본사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그룹 관계자는 “R&D에 대한 구 회장의 높은 관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보”라고 말했다.

◆“최적의 연구 환경을 조성해달라”

구본무 LG그룹 회장 "R&D 인재 일하는 곳, 최고로 만들라"
구 회장은 이날 구본준 (주)LG 부회장과 하현회 (주)LG 사장,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유진녕 LG화학 CTO 등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다. 구 회장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인 LG사이언스파크 내 연구 및 편의 공간을 둘러보며 현장 관계자에게 “R&D 인재들이 창의적으로 연구 활동에 몰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당부했다.

평소 R&D 인재 유치에 관심이 많은 구 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 건설을 세심하게 챙겨왔다. 2015년 12월에는 영하의 날씨에도 현장을 찾아 오랫동안 머무르며 건설 과정 하나하나를 지켜봤다. 올초 일상적인 경영활동을 구 부회장에게 넘긴 뒤 지난해보다 공식행사 참석을 크게 줄인 구 회장이 모처럼 카메라 앞에 선 것도 LG사이언스파크에 대한 깊은 애정 때문이라는 게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구 회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장비 역시 최적의 제품으로 갖춰야 한다”며 “R&D 인력이 즐겁게 일하고 더 많이 소통할 수 있어야 혁신도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하철역과 LG사이언스파크 사이 보행로와 연구시설 계단까지 걸어보며 R&D 전문인력이 근무하기에 어려움이 없는지 살폈다.

◆융복합 R&D 터전으로

LG사이언스파크에는 LG CNS 본사를 비롯해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LG하우시스 등 LG그룹 8개 계열사 연구 인력이 입주한다. 전장(電裝)사업 등을 중심으로 계열사 울타리를 뛰어넘는 융복합 연구가 중요해지면서 관련 인력이 함께 연구할 공간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LG는 2014년 10월부터 4조원을 투자해 LG사이언스파크를 짓고 있다. 17만㎡(축구장 24개 크기) 부지에 연면적 111만㎡ 규모 건물 16개 동이 들어선다. 2020년 최종 완공되면 여기에서 일할 R&D 인력은 2만2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공사가 끝난 일부 건물을 중심으로 다음달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인천 청라지구에 있는 LG전자 VC사업본부(자동차부품 담당) 개발부문이 가장 먼저 옮겨온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MC사업본부(휴대폰사업 담당) 연구소와 LG디스플레이 파주 R&D센터, LG이노텍 안산 R&D센터 연구 인력도 차례로 입주할 예정이다.

다양한 녹지 공간을 조성하고 건물 사이를 다리로 연결해 각각 다른 조직에서 일하는 R&D 인력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구글과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짓고 있는 신규 R&D캠퍼스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연구 환경이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구글은 연면적 5만5000㎡에 2700여 명, 애플은 연면적 26만㎡에 1만4000여 명이 근무하는 R&D센터를 짓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