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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계란 판매점 발길 '뚝'…상인들 "목구멍 거미줄 칠 판"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16일 청주의 대형마트에 구매했던 계란을 반품하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용 금지 살충제 검출된 농장은 경기 남양주·광주·양주와 강원 철원의 4곳뿐이지만 불안감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판매 중지 조처 이전 가격으로 계란을 내놓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청주시 방서동 하나로마트에는 이날 오전에만 고객 25명이 최근 구입한 계란을 들고 와 반품을 요구했다.

하나로마트 측은 판매 당시 가격에 맞춰 30개 들이 한 판당 7천∼8천원씩 환불해 주고 있다.

충북에서는 아직까지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은 없지만 하나로마트는 전날 계란을 진열대에서 모두 치우고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롯데마트 청주점과 서청주점도 계란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계란을 반품받으려는 고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두 매장 직원들은 "아침부터 계란을 반품하려는 고객들이 환불 코너에 몰렸다"고 말했다.

청주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육거리시장 계란 판매상에는 여전히 계란이 진열돼 있다.

판매 중지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격표에는 30개들이 기준 왕란 8천∼8천500원, 특란 7천500∼8천원이 적혀 있다.

그러나 계란을 사려는 주민은 찾아볼 수 없다.

한 상인은 "살충제가 검출된 계란의 껍데기에는 '08'이라고 적혀 있고 내가 파는 계란에는 '10'이라고 쓰여 있다고 설명해도 손님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발길이 끊겨 한산하기는 다른 시장도 마찬가지다.

청주시 사창시장의 한 상인은 "하루 평균 20명 정도가 계란을 사러 왔는데, 오늘은 2∼3명이 왔다가 둘러보고 간 게 전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식당에도 계란을 납품했는데, 오늘은 계란을 요구하는 곳이 한 곳도 없고 오히려 한 식당에서는 반품을 요구했다"며 "살충제 파동이 조속히 수그러 들지 않으면 목구멍에 거미줄 칠 판"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경기 남양주와 광주의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성분이 검출되자 전국 대형마트는 계란 판매를 자체 중단했고, 정부도 전국 모든 산란계 농장 1천430여곳을 대상으로 살충제 전수 조사에 나섰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