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인기'… 이번엔 엔화 아닌 스위스 프랑
북·미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그동안 위험자산 가치가 상승세를 타면서 조정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전자산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것은 스위스프랑화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런던 외환시장에서 스위스프랑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1.5%, 달러화 대비 1.4% 뛰어올랐다. 2015년 1월 스위스가 유로화와의 페그제(고정환율제)를 포기한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엔화를 스위스프랑화보다 선호하지만 이번엔 얘기가 다르다. 북한과 미국이 충돌하면 일본이 북한의 사정권에 들어간다는 지리적 상황 탓에 스위스프랑화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전략 팀장은 “지리적 근접성을 고려했을 때 엔화가 북핵 이슈에 가장 민감할 것”이라고 CNBC에 밝혔다.

엔화 가치는 지난 8일 오전 6시 달러 대비 110.74엔에서 9일 오후 6시 109.68엔까지 0.9%가량 올랐다. 이후 110엔 언저리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큰 변화 없이 유로당 1.17달러 근처에서 오르내렸다.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금값도 두 달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 예정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3% 상승한 온스당 1279.3달러에 거래됐다.

북핵 위기가 부각되면서 증시는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다. 9일 미국 다우(-0.17%) 나스닥(-0.28%) S&P500지수(-0.04%)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유럽 증시에서도 독일 DAX지수가 1.1%, 영국 FTSE100지수가 0.6% 떨어졌다. 미국 장이 닫힌 후 개장한 10일 아시아 증시도 일본 닛케이225(-0.0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42%), 홍콩 항셍지수(-1.13%) 등이 약세를 이어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