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된 중국 태양광 패널
중국이 태양광 패널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태양광발전 설비 투자가 급증하면서 20년 내에 노후화되는 패널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태양광발전 설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31일 중국 재생에너지협회(CRES)에 따르면 2034년까지 중국에서 폐기되는 태양광 패널 용량은 총 70기가와트(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수력발전소인 양쯔강 산샤댐 발전 용량의 세 배에 달한다. 루팡 CRES 사무총장은 “2050년까지 폐기되는 태양광 패널은 2000만t으로 프랑스 파리 에펠탑 무게의 2000배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태양광발전 설비 용량은 80GW로 미국의 두 배 규모다. 전체 발전 용량의 절반이 작년에 새로 추가됐다. 중국 정부가 석탄, 석유 등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에너지 공급 구조 다변화에 주력하면서 태양광발전 설비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중부 안후이성 화이난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갔다.

문제는 태양광발전 설비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이다. 태양광 패널 사용 기간은 20~30년에 불과하다. 기온이 높으면 태양전지의 노후화가 빨라진다. 눈이나 먼지폭풍 등은 표면과 내부 회로를 훼손시켜 태양광패널의 전력 생산량을 감소시킨다. 중국의 태양광발전소는 대부분 네이멍구 고비사막 등 환경이 좋지 못한 곳에 지어졌다.

폐기되는 태양광 패널은 재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패널에는 납, 구리, 알루미늄 등 환경을 오염시키는 금속이 포함돼 있다. 유럽에서는 일부 기업이 패널에 사용된 재료의 90%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 관련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또 다른 문제는 패널에서 납이나 구리 등을 분리하는 데 노동력과 전기가 적지 않게 들어간다는 점이다. 분리 과정에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화학물질이 배출되는 것도 골칫거리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