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산업은 형체가 없다. 아이디어가 승부의 시작이고 끝이다. 장수 프랜차이즈 가운데는 창의적 아이디어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업체들이 포함돼 있다.

세탁전문점 크린토피아가 그런 사례다. 1990년대 초 돈을 주고 와이셔츠를 세탁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당시 동네 세탁소의 와이셔츠 한 장 세탁(다림질 포함) 비용은 2000~2500원.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1992년 세탁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크린토피아는 “와이셔츠 세탁가격을 낮추면 주부들이 다른 세탁물도 함께 맡길 것”으로 보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본에서 와이셔츠 자동 세탁기를 들여오는 등의 방식으로 세탁비를 절반, 많게는 4분의 1까지 낮췄다. 크린토피아는 가맹점이 2536개에 달하는 대형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크린토피아가 개척한 세탁시장은 2조원 규모로 불어났다.

성장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프랜차이즈도 있다. 토즈는 ‘프리미엄 독서실’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독서실은 수십 년간 조용하고 어두운 열람실 형태였다.

김윤환 토즈 대표는 ‘개인의 지능과 성향에 따라 학습 효율이 극대화되는 공간이 모두 다르다’는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의 연구 결과에 착안해 새로운 공간을 구성했다. 시각적인 환경에 민감한 학습자에게 적합한 크리에이티브룸, 혼자 있는 공간에서 집중이 되지 않는 학습자를 위한 오픈스터디룸, 스스로 학습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습자를 위한 인디비주얼룸 등을 만들었다. 미국공인회계사 시험 준비를 위해 6년간 공부한 경험으로 토즈를 시작했다.

토즈스터디센터는 “공부하는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으며 센터 수가 279개로 불어났다. 연평균 좌석 점유율도 95%에 달한다.

아이템을 차별화해 영유아 놀이서비스 시장을 선점한 짐보리, 도소매시장에서 각자의 영역을 구축해 롱런하고 있는 다이소와 알파문고도 레드오션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장수 프랜차이즈로 꼽힌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