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15일 오후 4시7분

태광실업이 베트남 1위 물류회사 제마뎁 인수를 추진한다. 베트남 현지의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물류 거점까지 확보하면서 동남아 사업 영토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본지 5월 23일자 A15면 참조

태광실업, 베트남 물류사 인수  추진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실업은 이날 베트남 상장사 제마뎁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인수 대상은 제마뎁의 재무적투자자(FI) VIG(베트남인베스트먼트그룹)가 전환사채(CB) 형태로 보유한 지분과 경영진 보유분 일부를 포함한 총 지분 51~60%다. 가격은 4000억~5000억원 수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DA파트너스가 매각 주관을 맡았다. 이르면 다음달 주식매매 계약(SPA)을 맺을 예정이다.

1990년 설립된 제마뎁은 베트남 최대 물류업체로 항만과 부동산 개발사업과 관련해 10여 개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해 캄보디아 라오스에도 물류와 플랜트 시설을 거느리고 있다. 한 해 매출은 약 2000억원, 당기순이익은 200억~300억원 수준이다.

태광실업은 베트남 진출 1세대 기업으로 꼽힌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1994년 베트남에 신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인 태광비나를 시작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 현지에 탄탄한 사업 기반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태광비나와 태광목바이 공장 등에서 하루 16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에 들어갔다.

제마뎁 거래에도 박 회장의 탄탄한 네트워크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CJ대한통운은 2015년부터 제마뎁 물류사업부 자산만을 별도로 인수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태광실업은 뒤늦게 회사 경영권 인수에 뛰어들었지만 박 회장이 매각 관계자를 직접 만나 설득한 끝에 MOU 체결을 이끌어냈다.

태광실업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인 1조5588억원을 올렸다. 이 중 약 70%(1조1079억원)를 베트남 법인에서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탄탄한 현지 제조업 기반을 갖춘 태광실업이 물류회사를 인수하면 사업적인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