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주계약에서 사망만 보장하는 ‘교보알찬변액종신보험’을 13일 내놨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종신보험의 주계약에 각종 생활비와 질병 등의 보장을 함께 담고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교보생명은 사망보장에 집중해 보험료를 낮췄다고 밝혔다. 40세 남자가 사망보험금 1억원을 받도록 계약하고 20년 납입을 약속했을 때 월 보험료는 23만3000원가량이다. 국내 대형 보험사 중에선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교보생명이 이 같은 실험에 나선 것은 IFRS17을 대비하기 위해선 보험상품 구조가 단순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험 회계에서 보험계약은 보험사의 부채로 잡힌다. 언젠가 고객에게 돌려줘야 해서다. IFRS17은 보험계약의 부채를 계산하는 기준을 더 강화했다. 생활비와 질병을 보장하는 기능이 있다면 이 부분도 부채로 잡아야 한다. 추가 기능이 많을수록 부채를 계산하는 방법도 복잡해지는 것이다. 교보생명이 이번 상품의 구조를 단순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교보생명이 금리변동과 투자위험을 고객이 짊어지는 변액형으로 내놓은 것도 IFRS17 대비 목적이다. 과거 고금리 시절 보험계약을 맺었다면 부채를 상대적으로 적게 잡아도 됐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면 부채 규모를 적게 잡아도 계약 만기 시점에 고객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IFRS17은 현재의 저금리 상황을 부채 규모를 계산할 때 반영하도록 했다. 금리가 낮다 보니 회계장부에서 부채 규모를 상대적으로 크게 잡아야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험을 길게 유지하면 보너스를 지급하는 점도 눈에 띈다. 보험을 10년 이상 유지한 고객에게는 5년마다 모두 5회에 걸쳐 적립금의 최대 3.5%까지 장기유지보너스를 지급한다. 이창무 교보생명 변액상품팀장은 “고객으로서도 상품 구조가 단순해 이해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