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대기업의 본사 배당액은 순이익의 76%에 이르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매출 상위 500대 기업에 포함된 외국계 기업 44개사와 국내 기업 374개사의 배당성향과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외국계 대기업의 배당성향이 75.9%로 조사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들 외국계 대기업은 3조5천451억 원의 당기순이익 중 2조6천917억 원을 배당 형태로 본사에 송금한 것이다.

이는 국내 대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인 23.6%와 비교할 때 3배가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국내 대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12%인데 반해, 외국계 대기업은 0.05%에 불과했다.

115조7천900억 원 매출에 기부금은 고작 604억 원에 그친 것이다.

외국계 기업 중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볼보그룹코리아로 192.0%에 달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2배 가까운 금액을 본사에 배당한 것이다.

중국의 안방(安邦)보험이 인수한 동양생명(170.2%), 도시바일렉트로닉스코리아(153.5%),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149.4%), 아디다스코리아(140.1%), 이베이코리아(135.6%), 한국쓰리엠(113.7%), BMW코리아(101.0%)도 순익보다 많은 배당을 실시했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국적의 투자전문회사인 페어먼트 파트너스가 대주주인 흥아해운의 경우 지난해 171억 원의 적자를 냈는데도 6억 원을 배당했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의류브랜드 유니클로 등을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경우 0%였다.

매출 1조1천822억 원에 당기순이익 828억 원을 기록했지만, 기부는 1원도 없었다.

이어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0.0003%, 500만 원)와 노무라금융투자(0.0003%, 1천만 원), 한국스티롤루션(0.0006%, 500만 원), 한국니토옵티칼(0.0007%, 500만 원), 르노삼성자동차(0.0008%, 5천만 원)도 쥐꼬리 기부에 그쳤다.

반면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0.3265%(27억9천900만 원)로 가장 후했고, 필립모리스코리아(0.2528%, 17억1천700만 원), 유한킴벌리(0.2154%, 32억3천100만 원), 에스원(0.1634%, 29억9천만 원), 에쓰오일(0.1396%, 227억8천700만 원)도 국내 대기업 평균 수준인 0.12%를 넘었다.

CEO스코어는 12월 말 결산 외국계 기업 32개사의 경우 2016년 실적을 기준으로, 그 외 결산(3·5·8·9월 말) 기업 12개사는 2015년 실적을 기준으로 배당성향과 기부금 비중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