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새로운 정부 지원 프로그램으로 빈사 지경을 벗어나고 현대중공업도 독자 생존능력을 갖춰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구조조정은 ‘진행형’이다. 지난해 산업은행과 체결한 재무구조 개선 자구안에 따라 내년까지 거제삼성호텔 등 자산을 매각하고 인력도 2000명 이상 줄여야 한다.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자금 사정은 다소 나아지고 있다. 우선 2015년 말 기준 306%이던 부채비율이 1년 새 174%로 줄었다. 여기에 연내 LNG선, 해양플랜트 등 54척 선박 인도 대금으로 2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한다. 해양플랜트 의존도가 높은 이 회사는 그동안 발주사들이 인도를 늦추면서 자금 압박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달 말 거제 조선소를 출항하는 이치스(Ichthys) CPF(해양가스처리설비)를 비롯해 나이지리아 에지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등의 인도가 순조롭게 이뤄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수주 잔량이 여전히 골칫거리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109척(348억달러)이던 수주 잔량은 올해 78척(265억달러)으로 급감했다.

회사 측은 “수주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연초 12억7000만달러(약 1조4674억원)에 달하는 부유식해양생산설비(FPU)와 2억3000만달러 규모의 부유식액화천연가스저장재기화설비(FSRU) 등을 수주했다”며 “고객 맞춤형 수주 전략으로 일감 확보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과 비핵심 자산 매각과 함께 2018년까지 인력을 30~40% 감축한다는 내용을 담은 1조4551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에 합의했다. 지난해 말엔 주주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에서 1조14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받았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