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유럽 경제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넘게 지속된 저성장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경기 회복세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는 실업률이다. 미국의 지난 2월 실업률(4.7%)은 2007년 8월 후 최저다. 완전고용에 가깝다. 만성적으로 높은 실업률에 시달려 온 유럽도 제조업 부문 회복으로 2월 실업률이 9.5%로 2009년 5월 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때 실업률이 12.1%(2013년)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개선이다.
미국·일본 이어 유럽까지…세계경제 상승세 탔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부터 시행한 경기부양책)’로 적극적인 돈풀기 정책을 쓴 일본은 기업이 사람을 구하지 못해 쩔쩔맬 정도로 경기가 살아났다. 일본 재무성 무역통계에 따르면 2월 일본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11.3% 증가했다.

선진국에서 지핀 경기 회복의 불씨에 신흥국 경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작년 초 갑작스러운 주가 폭락으로 세계 경제를 긴장시켰던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8(국가통계국 기준)로 4년11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올 1월까지 3개월간 글로벌 무역량은 2010년 이후 가장 빠른 증가세(전 분기 대비 2.4% 증가)를 보였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도 좋은 신호다. 한국의 수출은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돌아선 이유를 한 가지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 정책으로 인한 유동성 공급이 뒤늦게 효과를 봤다는 분석과 2014년 하반기부터 약 2년간 지속된 저유가와 달러 강세 국면이 지난해 중순부터 안정된 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시장의 기대심리 등이 종합적으로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많다. 글로벌 증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생산성 증가세가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과거와 같은 고성장 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이상은 기자/오춘호 선임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