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MTV 입주업체인 에이스기계의 이철 사장(오른쪽)이 기업성장지원센터 관계자와 ‘포장박스 자동접착기’ 기술개발 과정을 얘기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시화MTV 입주업체인 에이스기계의 이철 사장(오른쪽)이 기업성장지원센터 관계자와 ‘포장박스 자동접착기’ 기술개발 과정을 얘기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인천 남동산업단지의 유니락은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에 연건평 1만1000㎡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 각종 튜브피팅과 밸브 등 6000여종의 관이음새를 생산해 40여개국에 수출하는 이 회사는 새 공장 건립을 계기로 제2의 도약에 나선다. 유명호 유니락 사장은 “250억원을 투자해 수도권 제조업 중심지로 떠오르는 시화MTV에 첨단설비를 갖춘다”며 “불황이라고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적극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공장용지 ‘완판’

스마트팩토리 무장한 시화MTV, 900여개 '히든챔피언' 키운다
경기 반월·시화산업단지 인근 시화호 매립지에 자리잡은 시화MTV에 첨단설비를 갖춘 공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빈 공장이 늘고 노후화되는 반월·시화산단과는 대조를 이룬다.

996만㎡ 부지에 조성된 시화MTV에선 공장은 물론 각종 상업시설과 주거시설, 생활기반시설 등의 공사가 한창이다. 가동 업체는 2014년 11월 52개에서 2015년 11월 386개, 작년 11월에는 622개로 2년 새 약 12배로 늘었다.

유형진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 차장은 “공장용지가 273만㎡에 달하지만 이미 분양이 완료됐다”며 “2020년 입주가 완료되면 모두 900여개 업체가 공장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체당 공장용지가 1만~2만㎡에 달해 중소기업치고는 비교적 넓은 데다 대부분 최신 설비를 갖춰 이곳이 수도권 제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 제조업 메카’로 부상

시화MTV에는 포장박스자동접착기 생산업체인 에이스기계를 비롯해 1㎜ 단위까지 자를 수 있는 정밀한 필름커팅기를 생산하는 동우에스티, 컨베이어용 롤러를 생산해 미국 일본 동남아 등 20여개국에 수출하는 대양롤랜트 등이 입주해 있다. 올해에는 건설중장비용 부착장비(어태치먼트)업체인 대모엔지니어링도 공장을 착공한다.

대모엔지니어링은 암반을 뚫는 브레이커, 건물을 부수는 크러셔, 철근을 자르는 셰어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대부분 수입하던 어태치먼트를 국산화해 7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시화MTV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암반 특성을 예측하는 브레이커를 개발했는데 이런 신제품 생산의 최적화를 위해 스마트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시화MTV 입주업체는 기술력으로 무장한 기업이라는 특징이 있다. 초고속 ‘포장박스 자동접착기’를 생산하는 에이스기계는 시화산업단지에 있던 공장을 2014년 초 시화MTV로 이전하면서 독일 설비와 스위스제 고가 부품을 과감하게 도입했다. 포장박스를 효율적으로 자동접착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한 데다 디자인도 고급화해 4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황규연 산단공 이사장은 “판교가 수도권 정보통신·바이오 업체들의 메카로 자리잡은 것처럼 시화MTV가 기계 등 전통 제조업과 부품·소재산업의 중심지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