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생 조용병 신한은행장 금융지주 회장 도전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민영 우리은행 첫 행장 목표


금융팀 = 닭띠의 해인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아 '닭띠 은행장' 두 명이 나란히 자신이 몸담은 금융지주·은행의 수장 자리에 도전한다.

1957년생 동갑인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그 주인공이다.

57년 6월 30일생인 조용병 행장은 내년 3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차기 회장 경쟁 구도가 조용병 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과거 계파 갈등으로 내홍을 겪었던 만큼 특별한 계파가 없는 조 행장이 회장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 더 우세한 상황이다.

조 행장은 지난해에도 신한금융 계열사 중 '맏형'인 신한은행장 자리를 두고 위 사장과 경쟁, 예상을 깬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그는 행장 취임 이후 다른 은행들의 도전과 저금리 등 영업환경 악화에도 '리딩뱅크'의 위상을 공고히 했고, 써니뱅크 출범과 자율출퇴근제 도입 등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카드업계 1위 사업자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등 만만찮은 실적을 자랑하는 위성호 사장과 다른 후보군의 등장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대권'을 자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1957년 7월 19일생인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내년 연임과 '민영 우리은행의 첫 행장' 자리에 도전한다.

이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지만 일단 내년 3월 주주총회 때까지 연장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가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매입하는 과점주주들에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주고,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새로운 행장을 뽑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새 사외이사들이 선임되면 이들이 내년 초 임추위를 구성해 바로 신임 행장 선출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광구 행장의 최대 업적이라면 당연히 은행의 최대 숙원사업이던 민영화를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그는 2014년 취임하면서 '2년 안에 민영화를 하겠다'며 자신의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였고, 해외 각지를 직접 돌아다니며 기업설명회(IR)를 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였다.

경영 면에서도 올해 3분기까지 1조1천59억원의 순익을 올려 지난해 연간 당기 순익(1조754억원)을 이미 초과했다.

다만 은행 내부적으로 이 행장의 연임을 탐탁지 않아 하는 이들도 있고 과점주주들의 의중도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연임에 성공할지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 행장과 이 행장 외에도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1957년 닭띠다.

취임 이후 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했고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계좌유지수수료를 도입키로 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어 박 행장의 내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동양생명 구한서 사장, KDB생명 안양수 사장, 동부생명 이태운 사장, 하나생명 권오훈 사장 등이 대표적인 '1957년생 닭띠 CEO'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한화손보 박윤식 사장과 SGI서울보증 최종구 사장이 1957년생이고, 카드업계에서는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이 같은 해 태어났다.

(서울=연합뉴스)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