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세대 퀀텀닷 SUHD TV vs LG전자 새 폼 팩터의 OLED TV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17'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차세대 TV 기술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다.

한쪽에는 삼성전자가 이끄는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의 퀀텀닷(양자점) TV 진영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LG전자가 이끄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진영이 있다.

전 세계 TV 시장에서 1, 2위를 각축하는 한국 업체가 차세대 기술 표준을 놓고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는 셈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모두에게 차세대 TV는 간판 제품인 만큼 새 제품의 사양이나 특징은 CES 개막 때까지 철저하게 보안에 부쳐졌다.

이와 별개로 일본 소니나 파나소닉, 대만의 이노룩스, AUO 등은 해상도 경쟁에 더 주력하는 분위기다.

삼성과 LG가 4K(해상도 3,840x2,160)급의 UHD(초고해상도)에 집중하는 반면 이들 업체는 이보다 4배 더 해상도가 높은 8K(해상도 7,680x4,320)급 TV로 경쟁의 주도권을 쥐려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 종전보다 진보한 3세대 퀀텀닷 SUHD TV를 공개한다.

구체적인 사양은 알려진 바 없지만 LCD(액정표시장치) 기반 퀀텀닷 TV가 도달할 수 있는 화질의 궁극을 구현했다는 관측이 돌고 있다.

퀀텀닷의 장점을 극대화해 밝기, 세밀한 색 표현, 명암비는 물론 시야각까지 개선해 현존하는 디스플레이들의 단점은 개선하고 장점은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완벽한 검은색을 구현하고 어떤 위치에서 TV를 보든 최고의 화질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종전의 퀀텀닷 TV가 안고 있던 치명적 약점을 극복했다는 뜻이다.

전자업계 안팎에선 "삼성의 신제품 TV는 화질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기술적 진보를 이뤘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은 9월 독일 IFA(국제가전전시회)에서 "향후 TV는 디자인과 사용자경험 측면에서 더 많은 혁신을 보여주게 될 것이고 내년 CES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화질 외에 다른 기능에서도 기대를 넘어선 혁신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LG전자 역시 지지 않을 태세다.

LG는 새로운 폼 팩터(하드웨어의 특징적 요소)의 OLED TV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새 제품이 하드웨어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TV와 확연히 구별되는 요소를 갖게 된다는 뜻이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9월 독일 IFA에서 "내년 1월 CES 때 LG만의 독자적인 OLED TV의 플랫폼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새 OLED TV는 벽지처럼 얇으면서 완만하게 휠 수 있는 벽지 TV이거나 두루마리처럼 돌돌 마는 롤러블 TV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OLED TV의 장점 중 하나가 두께가 얇으면서도 구부리거나 접는 등 물리적으로 유연한(flexible)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퀀텀닷 TV에 대적할 수 있는 한 차원 진화된 LCD TV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간판 전자업체인 소니도 이번 CES를 통해 OLED 진영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는 이번에 55인치와 65인치 크기의 4K OLED TV 시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소니가 OLED 진영에 합류한다면 LG로서는 든든한 후원군을 얻는 셈이 된다.

이미 파나소닉, 필립스, 독일의 그룬디히와 뢰베 등이 OLED 연합군에 가세한 상황에서 TV 시장의 전통 강호인 소니마저 OLED로 돌아서면 OLED의 저변이 그만큼 확대되기 때문이다.

삼성-LG 간의 이런 기술 경쟁의 한쪽에서는 8K로 상징되는 해상도 경쟁도 치열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CES에서도 일본과 중국, 대만 업체들은 8K 제품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전혀 다른 기술적 진로를 택한 뒤 화질이 더 뛰어난 TV 제품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소비자들로서는 즐거운 경쟁인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