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의 연말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인사 폭도 애초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게이트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재계 인사도 ‘변화’보다 ‘안정’ 추구형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매년 11월 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했지만 올해는 12월로 넘길 것으로 전해졌다. LG의 임원 인사는 계열사별 이사회를 거쳐 단행된다. 하지만 이달에 인사를 위한 이사회 소집이 잡혀 있는 회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2011년부터 작년까지 사장단 인사를 주요 그룹 중 가장 이른 11월26~30일에 했다.

SK그룹도 애초 11월 말로 앞당기려던 사장단 인사를 다음달 중순으로 미뤘다. SK는 사장단 인사에 앞서 하던 연례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작년보다 2주 이른 지난 10월12~14일 열어 인사도 그만큼 당겨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최태원 회장이 세미나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하게 주문해 인사 폭도 커질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사 시기를 12월 중순으로 되돌리고, 인사 성격도 대규모 쇄신보다는 조직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로 예정됐던 CJ그룹 인사도 내년 1월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9월 대규모 승진 인사를 한 CJ그룹은 연말 한 차례 더 인사를 할 계획이었다. 매년 12월 말에 정기인사를 해온 롯데그룹도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 달 전만 해도 저성장과 실적 부진 등 위기감을 반영해 대기업 인사가 앞당겨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며 “그러나 주요 기업이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특검과 국회 국정조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인사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강영연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