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분양에도 집단대출 신규 승인액은 두 번째로 적어

지난 10월 올해 들어 아파트 분양이 가장 많았지만, 집단대출 신규 승인액은 전월보다 줄었다.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은행들도 집단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4개 시중은행의 지난달 집단대출 신규 승인액은 2조5천3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아파트 일반분양은 4만19가구로 올해 가장 많았지만, 집단대출 신규 승인액은 올해 들어 2번째로 적었다.

집단대출 신규 승인액은 분양 후 건설사가 분양가를 기준으로 분양자들이 앞으로 2~3년간 내야 할 중도금 총액을 계산해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이 이를 승인한 액수다.

잔액 기준으로도 집단대출 증가액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신한·우리·KEB하나·농협·KB국민·IBK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111조3천101억원으로 전월(110조5천501억원) 대비 7천600억원 늘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집단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조원 이상씩 늘었지만, 올해 들어 증가 규모가 가장 작았다.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승인 증가추세가 꺾인 것은 금융당국의 집단대출 규제 강화 방침에 따라 은행도 집단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지난 8·25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지난달부터 아파트를 분양받는 사람은 중도금 대출을 1인당 최대 2건으로 제한하고 대출자의 개인별 소득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췄다.

집단대출 후 부실대출로 대출금을 떼이면 과거와 달리 10%는 은행이 책임지도록 해 리스크 관리에 더 신경 쓰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도 집단대출을 낼 때면 아파트 브랜드나 입지, 청약경쟁률, 시공사 신용도 등을 고려해 이전보다 깐깐하게 집단대출을 승인하고 있다.

2금융권의 집단대출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신협중앙회는 지난 7월부터 집단대출 정책을 바꿔 개별 신협에서 하던 집단대출 심사를 중앙회에서 하고 있다.

신협은 신용등급이 BBB 이상이면서 청약률이 60% 이상인 곳만 심사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개별 신협의 신규 집단대출 규모가 전월 총대출액의 10%를 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8월과 9월 집단대출 승인 건수는 각각 1건뿐이다.

사실상 신규 집단대출이 멈춰선 상태다.

새마을금고는 이달 중 집단대출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집단대출 심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새마을금고의 집단대출 취급액은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5조9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20조873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수협도 일정 금액 이상 되는 집단대출은 본부의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저축은행은 신규 집단대출이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중앙회와 회의를 하고 집단대출 급증에 대해 경고했고, 중앙회는 각 저축은행에 집단대출의 리스크 관리 강화를 전달했다.

집단대출 승인액은 앞으로도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가 부동산 과열지역의 분양권 전매 제한과 청약 요건 등을 강화하면서 분양 열기가 가라앉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전망도 좋지 않고 분양 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앞으로 집단대출 신규 승인액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