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 연차총회서 기조연설
"예금보험공사, 부실 조기 인식능력 갖춰야"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사전적으로 위기를 관리하려면 금융안전망 기구들 사이 협조체계가 잘 구축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안정을 담당하는 기구들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물샐틈없이 협조해야 금융위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윤 전 장관은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IADI)의 제15차 연차총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윤 전 장관은 최근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주요국 통화정책의 향방, 이슬람국가(IS) 테러 등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각국은 가계부채, 재정적자, 금융기관의 취약한 부채구조, 부의 양극화 문제까지 안고 있는 상황이다.

윤 전 장관은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손자병법의 경구를 언급하면서 선제적인 위기관리를 위한 예보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가 파산해 고객 예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될 때 예보가 대신 예금을 지급해주는 데 걸리는 시간(예보대지급 기간), 금융회사들이 내는 예금보험료율, 기금조달 체계 등을 지속해서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예보가 상시 위험감시 시스템을 갖추고, 중점 감시회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는 등 부실을 조기에 인식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부실 발생 이전에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자금 지원 체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에 적기 개입할 수 있는 회생·정리계획서 작성, 위기 대응을 위한 모의훈련 체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다른 금융안전망 기구들과의 협조체계가 잘 구축돼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IADI는 예금보험제도와 관련한 국제기준, 지침을 마련하고 정책 연구를 하는 국제기구다.

이번 연차총회에는 전 세계 예보 기관장과 국제기구 정책 담당자 등 67개국에서 200여명이 참석해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과 위기 시 예금보험기구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다.

오는 27일에는 윌리엄 화이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개발검토위원회 의장이 '초양적완화 정책 진단 및 정부와 예보의 역할', 입테카르 하산 미국 포드햄대 교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바라본 바람직한 예금보험제도 설계'를 주제로 연설한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