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서비스·리볼빙 금리 낮춰…한은 금리 인하 이후 사실상 처음

KB국민카드가 장기 대출(카드론)과 단기 대출(현금서비스), 일부 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등의 수수료율을 인하한다.

KB국민카드는 오는 12월 17일부터 현금서비스 금리를 연 6.40~26.50%에서 연 6.15~26.40%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리볼빙 수수료도 연 5.80~24.40%에서 연 5.65~24.40%로 최저금리를 내린다.

이 밖에도 카드론 금리는 연 5.90~24.30%로 변동이 없지만, 고객들의 신용도 및 이용실적에 따라 구성된 고객 등급별 기본금리를 평균 0.1%포인트 낮춘다.

할부금리도 최저·최고금리는 그대로지만 기본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카드사 중 지난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춘 이래 소폭이나마 금리를 낮춘 것은 KB국민카드가 사실상 처음이다.

지난 6월 이후 카드 대출 금리가 떨어진 곳은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 등이다.

그러나 이들 카드사는 한은이 금리를 낮추기 전에 이미 금리 인하 여부와 인하폭 등을 결정한 상태였다.

한은이 금리를 낮춘 뒤 이를 반영해 금리를 낮추기로 한 것은 KB국민카드가 사실상 처음인 것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KB국민카드는 통상 1년에 두 번 대출 금리를 조정한다"며 "조달금리 하락 등 원가에 변화가 있어 상품 수수료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저금리로 조달 비용이 떨어졌지만 카드 대출 금리는 그만큼 낮추지 않아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 신용카드사는 지난 2분기 차입금 이자와 사채 이자로 사용한 돈은 4천52억3천300만원이었지만, 이 돈을 가지고 카드 대출을 통해 얻은 이익은 조달 비용의 약 2.66배인 1조798억2천800만원이었다.

카드사의 조달 비용 대비 대출 이익 비율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카드사들이 카드 대출 금리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감독 당국은 카드사들이 제대로 원가를 반영해 대출 금리를 적용하는지, 폭리를 취하는 것은 아닌지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