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통합 비용 털어내고 리스크관리 성공적…저평가 매력 부각"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회사에 비해 낮은 밸류에이션(실제 수익·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받고 있다. 주가가 저평가된 주된 이유는 KEB하나은행의 대기업 여신 비중이 높은 편이고 경기 민감업종 기업여신이 부실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충당금 비용이 급격히 늘 가능성이 불거지고 낮은 보통주자본비율 때문에 배당성향 또한 낮았다.

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연쇄 하락 가능성이 부각된 게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이런 우려 요인들은 빠르게 축소 또는 해소되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의 낮은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투자자에게 저평가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 이후 은행과 카드 자회사에 대한 통합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향후 비용 효율성이 높아지고 본격적인 통합 시너지가 난다면 주가 측면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충당금 비용과 건전성 지표 안정적으로 관리

올 들어 경기민감업종 대기업 신용위험이 상승하면서 대기업 여신 비중이 높은 하나금융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비용이 늘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하나금융지주의 실적에서 나타난 것처럼 충당금 비용은 늘지 않았다. 그룹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자산 건전성을 개선시켜왔기 때문에 경상기준 충당금 비용이 줄었고 과거에 충당금을 쌓아놓은 여신 중 일부가 정상화되며 충당금 환입도 일어났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 이후 대기업 여신 비중이 경쟁은행보다 크게 높아진 것에 대해 다각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기울여왔다. 과거 3년간을 살펴봐도 경기민감업종 대기업 여신은 고점 대비 35% 이상 줄었다. 그룹 전체적인 부실여신비율은 2013년 말 1.48%에서 2016년 6월 말 기준 1.23%로 개선됐다.

2015년까지 하나금융은 상대적으로 낮은 보통주자본비율을 보였다. 감독당국이 은행지주사에 대한 경기대응완충자본 규제를 검토하자 증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될 정도였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경기민감업종 여신을 줄이는 등 위험가중 자산을 꾸준히 관리해왔다. 카드 부문에서도 신용리스크 내부등급법을 도입했고 은행 전산망 통합도 완료됐다. 이에 힘입어 2016년 상반기 그룹 보통주자본비율은 11.4%를 기록했다. 자본 측면에서의 우려는 대폭 축소됐다고 판단된다.

하나금융은 꾸준히 중간배당하는 유일한 은행계 금융지주사로도 꼽힌다. 올해 중간배당 주당 배당금은 250원이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매년 중간배당 주당 배당금을 150원으로 유지했다가 자본비율이 크게 상승한 2016년 250원으로 높인 것이다. 하나금융이 점진적으로 배당성향을 높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통합 안정화로 본격 시너지 기대

외환은행 인수 이후 지난 6월 은행 전산망 정보기술(IT) 통합을 완료한 점도 호재다. 상각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통합 관련 비용을 2015년 하반기에 인식했다. 따라서 올해부터 통합 비용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것이다. 반면 중복 점포 폐쇄 등 인력 운영 효율화로 비용 측면에서의 효율성 제고 작업은 가속화할 것이다.

2016년 2분기 그룹 전체의 NIM은 전분기 대비 1bp 상승한 1.81%를 기록했다. 2분기 기준금리 인하(1.5%→1.25%)로 시장금리가 하락했음에도 여·수신 포트폴리오가 개선되고 조달비용이 줄어든 효과에 힘입어 잘 관리된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하나금융지주를 포함한 전반적인 은행업종의 3분기 NIM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정금리대출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금리 변동에 따른 NIM 변동폭이 과거보다 축소됐고, 절대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은행의 저원가성 핵심예금 비중도 지속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하나금융에 약점도 있다. 비은행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2017년 혹은 2018년까지는 은행 자산을 질적으로 개선하는 작업과 통합 안정화 작업에 방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비은행부문 성장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분기 말 환율 변동에 따라 비화폐성 외화자산(지분법 적용 해외 자회사)의 순이익 변동성이 크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는 실질 경제적 손익이 아니라 회계상 손익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 구조적 저성장과 저금리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선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우려할 만한 요소는 아니다.

강혜승 <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원 heather.kang@miraeasse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