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월 생활비, 이상은 288만원 현실은 190만원
경제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은퇴 후 삶을 위해서는 월 288만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은퇴자들은 월 190만원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자의 35%는 생활비 부족을 경험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25~74세 22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백서 ‘한국인의 은퇴준비 2016’을 12일 발간했다.

이번 조사에서 은퇴하기 전 사람들은 은퇴 후 최소 생활비로 월평균 193만원,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위해서는 288만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은퇴자들의 생활비는 190만원으로 기대 수준에 못 미쳤다. 연령별로 보면 실제 월 생활비는 50대 은퇴가구가 225만원이었으며 60대 은퇴가구는 179만원, 70대는 145만원이었다.

은퇴 준비도 부실했다. 은퇴를 대비해 정기적으로 저축하는 사람은 응답자의 49%에 그쳤다. 이들의 월평균 저축액은 53만원이었다. 또 비(非)은퇴 가구의 12%가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중 어떤 연금에도 가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은퇴 이후 의료비 지출에 대한 준비도 미흡했다. 비은퇴자 대다수가 예상 노후 의료비가 연간 300만원 미만이라고 답했지만, 실제 65세 이상 진료비는 연간 360만원 이상이 들었다.

은퇴자 가운데 지출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생활비 부족을 경험한 비율은 35%에 달했다.

은퇴가구 10가구 중 2가구가 평균 6500만원의 빚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후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퇴직 이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다’는 비율이 비은퇴자의 84%, 은퇴자의 57%에 달했다.

은퇴 후 생활에 대해 대화를 많이 하는 부부는 61%가 ‘결혼생활이 행복하다’고 답했으나, 그렇지 않은 부부는 45%에 그쳤다. 하루 1시간 이상 대화하는 부부가 20~30대는 33%였고, 40대는 23%였다. 60~70대도 23%에 그쳤다. 윤원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은퇴 후를 위해 경제적 준비는 물론이고 건강과 여가 등 여러 가지를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