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완희 지비솔루션즈 대표가 수유등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조완희 지비솔루션즈 대표가 수유등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지비솔루션즈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중소 정보기술(IT) 업체였다. 지난해 산모가 수유할 때 켜는 조명인 수유등 ‘루나스퀘어’를 내놓으면서 스마트 조명 기업으로 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기능을 개선한 ‘루나스퀘어2’를 내놨다.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스마트폰으로 껐다 켰다

지비솔루션즈가 조명 제품에 눈을 돌린 것은 2012년이었다. 조완희 대표는 “기업의 사내 소프트웨어 투자가 줄면서 난관에 봉착했다”며 “직원들과 신사업을 고민하던 끝에 조명사업을 해보자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기업답게 조명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먼저 개발했다. 조명을 원격 조종하는 컨트롤러도 개발해 조명업체에 납품했다.

하지만 일반 조명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제품만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았다. 벽에 달린 스위치로 조명을 켜고 끄는 방식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따로 비용이 들어가는 스마트 조명을 찾지 않은 탓이었다. 조 대표가 수유등 개발에 나선 것은 2014년 초였다. 당시 갓 태어난 딸을 재우던 아내가 형광등 불을 꺼달라는 말을 듣고 수유등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SW 기업에서 조명 기업으로

지난해 1월 출시한 루나스퀘어1은 근거리 통신기술인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조명을 켜고 끌 수 있는 것은 물론 밝기 조절과 타이머 기능을 갖췄다. 지난해 매출이 두 배로 껑충 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올초 내놓은 후속 제품인 루나스퀘어2도 시장 반응이 좋다. 루나스퀘어2는 스마트폰과의 연결(페어링) 과정을 단순화하고, 스마트폰이 아니라 램프에서도 밝기 조절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을 더했다.

수유등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매출의 60%를 차지하던 기업용 소프트웨어 비중은 20%로 줄었다. 루나스퀘어 매출이 80%를 차지한다. 조 대표는 “아기의 눈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도록 국제규격에 맞게 불빛의 깜빡거림을 없앴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과 일본 등 해외에도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실·방 조명으로 라인업 확대

조 대표는 제품 인기의 원동력으로 고급 소재와 내구성을 꼽았다. 고급 원목과 유리를 쓴 덕분에 1년 남짓의 수유기간이 지나도 스탠드나 무드등으로 이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지비솔루션즈는 거실과 방 등 실내조명 분야로 제품 라인업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날씨나 시간에 따라 바뀌는 외부 광량에 맞춰 내부 광량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조명 기술을 무기로 내세웠다. 이 회사가 개발한 거실등은 초저녁에 켜두면 약한 빛을 내다가 밤이 돼 창밖이 어두워지면 환해진다.

조 대표는 “외부 광량이 밝을 때는 불빛을 약하게 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며 “가정용 실내 조명뿐 아니라 빌딩에너지조절시스템(BEMS) 시장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