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동영상 메신저 앱 '스노우(왼쪽)'와 카카오톡 프로필을 꾸밀 수 있는 카메라 앱 '카카오톡 치즈'.
네이버의 동영상 메신저 앱 '스노우(왼쪽)'와 카카오톡 프로필을 꾸밀 수 있는 카메라 앱 '카카오톡 치즈'.
[ 박희진 기자 ] "'스노우' 재미는 있는데 누가 매일 찍겠어요?"

네이버의 동영상 메신저 앱(응용프로그램) 스노우를 두고 한 카메라 앱 개발자가 기자에게 던졌던 말이다. 얼굴 인식 애니메이션 필터가 관심을 끌긴 하지만 실제로 많이 쓰일 지는 의문이라는 얘기였다.

그의 예상과 달리 스노우는 승승장구 중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앱은 이달 초 누적 다운로드 수 6000만건을 돌파했다.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필터를 입혀주는 카메라 앱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스노우의 순항에 이어 카카오가 개발한 '카카오톡 치즈'까지 깜짝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30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치즈는 출시 일주일 만에 다운로드 수 200만건을 넘어섰다. 출시 일주일 기준 역대 카카오 서비스 중 가장 좋은 성적이라는 게 카카오 측 설명이다.

카카오톡 치즈는 스노우처럼 얼굴 인식 기술 기반의 다양한 애니메이션 필터를 제공하는 카메라 앱이다. 메신저 기능을 가진 스노우와 기본적인 서비스 성격은 다르지만 카메라 필터 기능은 유사하다.

스노우, 카카오톡 치즈와 비슷한 앱은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매스커레이드 테크놀로지의 'MSQRD'도 여러가지 애니메이션 필터를 제공한다. 글로벌 1위 동영상 메신저 앱 '스냅챗'은 스노우와 닮았다.

[이슈+] 얼굴인식 카메라앱 폭풍 성장 비결은
이에 카메라 앱 업계에선 얼굴 인식 기술이 더이상 서비스의 승부를 좌우할 만큼 차별화된 기술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비슷해 보이는 기술들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인 앱엔 공통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타깃 이용자들의 성향과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서비스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스노우는 동영상 메신저가 자리잡지 않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필터를 앞세웠다. 재밌고 우스꽝스러운 동영상이나 사진을 좋아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미기를 좋아하는 아시아 지역 이용자의 성향을 필터에 담아냈다.

동영상으로 소통하길 원하는 젊은 세대의 수요도 반영했다. 실제로 많은 10~20대들은 스노우를 동영상 촬영용 뿐 아니라 메신저로 사용하고 있다. 어떤 맛집에서 무엇을 먹고 있다고 글로 설명하기 보다 음식을 먹고 있는 자기 모습을 필터를 적용한 동영상으로 찍어 보낸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노우는 '동영상 메신저가 아시아에선 왜 인기가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며 "이용자들이 즐겁게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빠르게 새 필터를 추가하고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치즈의 프로필콘을 이용하면 카카오톡 프로필 주위를 꾸밀 수 있다.
카카오톡 치즈의 프로필콘을 이용하면 카카오톡 프로필 주위를 꾸밀 수 있다.
한 발 늦은 카카오톡 치즈가 인기를 끄는 데는 카카오톡 프로필 꾸미기 기능이 주효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톡 치즈로 찍은 짧은 동영상이나 사진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프로필로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 치즈는 카카오톡 원형 프로필에 보여지는 부분을 미리 알수 있도록 촬영 시 가이드를 주고, 프로필 주위를 꾸밀 수 있는 프로필콘 기능도 제공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치즈의 얼굴 인식과 비슷한 기술은 기존 국내외 카메라앱에서도 사용되고 있다"며 "카카오톡 프로필 꾸미기 기능과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의 인기, 사전예약 서비스 등이 초반 흥행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